중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에어버스사의 A330 NEO 모습. 날개 끝에 점선 내 휘어진 부분이 샤크렛이다. 에어버스 제공

- 강서 항공기 제조업 메카 부상

대한항공이 세계적인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사의 최첨단 항공기 구조물 제작을 수주하면서 부산 강서지역이 항공기 제조업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사의 A320 항공기에 이어 A330 네오(NEO)의 샤크렛(sharklet) 제작사 선정입찰에서 세계 유수의 항공기 부품 제작사들을 제치고 독점 공급업체로 최근 선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샤크렛이란 비행기 날개 끝에 L자 모양으로 휘어진 구조물이다. 폭 2m, 길이 4m 크기의 A330 NEO 샤크렛은 첨단 복합소재로 제작돼 항공기 주 날개 양쪽 끝에 장착된다. A330 NEO 샤크렛은 날개 끝의 공기 저항을 줄여 연료 효율성을 4% 높이고 항공기 성능향상 및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킨다. 샤크렛은 상어(shark)처럼 날렵하게 헤쳐나간다는 의미다.

대한항공은 A330 NEO에 장착되는 샤크렛 설계 참여에서부터 생산, 인증에 이른 전 과정을 수행해 내년부터 양산에 착수한다. 제품 제작은 부산 강서구 소재 부산테크센터에서 이뤄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000억 원에 이르는 물량을 에어버스에 납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A330 NEO(New Engine Option)는 A330 항공기의 성능 개량형 모델로서 연료 효율성이 높고 소음도 최소화한 친환경 항공기다. 주로 중장거리 노선에 이용된다.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는 2009년 11월 A320 항공기의 샤크렛을 독자 개발해 현재까지 에어버스사에 이 부품을 2200개 이상 납품했고 A350 항공기의 카고 도어(화물용 출입문) 제작도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6년부터 F-5 E/F 제공호, 500MD 및 UH-60 헬기 등 군용기 생산을 시작으로 헬기 및 무인기 제작에 있어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1986년부터는 민간항공기 부품 제작사업으로 확대해 에어버스, 보잉 등 세계적 항공기 제작사에 동체, 날개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부산테크센터는 대한항공 MRO(정비산업) 부문도 담당해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함께 국내 항공기 제조, 정비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김해국제공항 민영기능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하면 인근의 대한항공 부산테크센터의 입지는 줄어들어 결국 부산 강서지역의 항공기 제조 부문은 도태 위기에 놓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