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규 아파트 평균 분양가도
- 1년새 932만 원서 1852만 원

- "고분양가 내년 상반기도 지속
- 제도 보완·건설사 자구책 시급"

정부의 '4·1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서 부산지역 신규 분양단지의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분양가 현상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적정한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집값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2007년 9월 1일부터 전면도입한 분양가 상한제를 지난 4월 1일부터 사실상 폐지했다. 민간택지 내에서 건설되는 주택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한 것이다. 직전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10% 이상인 지역 ▷직전 3개월간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인 지역 ▷직전 3개월간 연속하여 아파트 공급이 있었던 지역으로서 평균 청약경쟁률이 20 대 1을 초과한 지역 등 3가지 기준 중 하나를 충족한 지역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는데, 사실상 이에 해당하는 지역은 없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아파트 분양가는 완전히 고삐가 풀린 모습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부산지역 신규 분양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932만 원이었으나, 올해 4분기(11월 말 현재)에는 1852만 원으로 치솟았다. 부산지역 아파트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평균 2500만 원) 기록을 세운 '엘시티 더샵'을 감안하더라도 분양가 상승률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부산지역의 분양가 상승세는 매매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영산대 주택·도시연구소의 조사 결과 올해(11월 말 현재) 부산지역 분양가 상승률은 28.1%로, 매매가 상승률(7.7%)의 4배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분양가 상승률과 매매가 상승률은 각각 6.3%, 5.6%로 차이가 거의 없는 것에 비춰보면 부산지역은 '이상현상'으로 여겨진다. 영산대 주택·도시연구소 서정렬 소장은 "통상 분양가는 인근 기존 단지의 시세를 기준으로 책정되는데 반해 부산의 경우 분양가가 먼저 높아지고 시세가 따라 오르는 구조를 띠고 있다"면서 "부산지역의 분양가 상승률은 적정 수준을 한참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고공행진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 전반이 하향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최근 분양 상황 등을 감안하면 부산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고분양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높은 분양가는 결국 지역 실수요자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지역의 기준이 너무 느슨하다. 기준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신규 아파트의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의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도입해 건설사의 자구 노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