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8년 관리부지확보 목표로
- 지역 의견수렴 통해 입지 선정
- 호주 등 해외부지도 물색기로

지난 수십 년간 논란이 뜨거웠던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를 처리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중·장기 로드맵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이번 로드맵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시설 부지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오는 2028년께 관리 시설 부지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행정절차법 제46조에 따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안'을 행정예고한다고 25일 밝혔다. 기본계획안은 사용 후 핵연료 공론위원회(2013년 10월 출범)가 제시한 권고안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권고안은 방폐물 처분 시설의 안전성을 실증 연구하는 지하연구시설(URL) 부지 확보와 중간저장시설(처분 전 보관시설)과 URL 건설, 중간저장시설 가동, 영구처분 시설 운영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산업부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은 "과거 일방적인 방폐장 지정으로 지역 여론이 악화돼 의견수렴을 통한 공모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내뿐 아니라 호주 등 현지 정부와 협의를 진행해 해외 부지도 물색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 URL 부지 선정을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조직을 설치한 뒤 주민동의 절차를 비롯한 5단계를 진행한다. 국내에서 관리시설 입지가 부적합한 지역을 제외하고 유치에 적합한 지역(지자체)을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다. 이후 대상부지 특성과 적합성 등을 평가하는 기본조사를 해 이를 통과하면 해당 부지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추진한다. 주민들의 동의를 얻으면 심층 조사에 돌입해 최종 부지를 확정한다. 부지확보까지 최소 12년이 걸려 오는 2028년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관리시설 건설의 마지막 단계인 영구처분시설 가동은 오는 2053년께 이뤄질 것으로 산업부는 예상했다. 이번 계획안은 경주 등 원전 지역 주민의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산업부는 다음 달 중순 공청회를 열어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7월 국무총리 주재의 원자력진흥위원회를 통해 이번 계획안을 확정한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