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촌계 동의·해당지역 거주 등
- 까다로운 면허 조건 완화 필요

25년만에 부산 해녀 신고 어업의 신규 처분이 재개(본지 지난 3월 23일 자 18면 등 보도)됐지만, 그 조건이 까다로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활한 제도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젊은 피'라고 할 수 있는 신규 해녀 유입이 가능하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부산시는 지난 3월 관내 구·군의 나잠어업 신고 접수를 재개한 이후 신규 면허 취득자가 기존(539건) 대비 20%(113건) 늘었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신규 면허 취득자의 상당수가 60대 이상 고령자여서 애초 제도 부활의 주요 목적인 젊은 해녀 유입을 통한 부산 나잠어업의 명맥 잇기 효과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그간 면허를 갖춘 해녀가 전혀 없었던 해운대구와 사하구의 경우 각각 38, 29명이 나잠어업 신고 필증을 취득했지만, 이들 모두 60대, 70대다. 가장 많은 나잠어업 신고가 접수(54건)된 기장군(기존 539건)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새로 필증을 취득한 해녀들의 나이가 많은 이유에 대해 수산업계는 기존에 해녀 허가 없이 어촌계에 가입해 물질을 오랫동안 해온 무허가 나잠어업인들이 이번에 면허를 취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결국 재개된 제도가 무면허 나잠 어업인의 양성화에는 도움이 됐지만, 젊은 물질 인력의 유입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런 현실에 대해 젊은 나잠 어업 희망자들은 "현행 신고 필증 취득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나잠어업 신고 필증을 받기 위해서는 특정 기간 조업 및 위판 실적이 있어야 하며, 지구별 수협과 행사 계약을 맺어야 한다. 특히 어촌계에 가입해 마을어장에서 자원 채취를 할 수 있는 행사계약을 맺기 위해 어촌계장 동의, 어촌계 지역 거주, 수협 출자금 납부 등 조건 충족이 만만치 않다.

반면 기존 해녀들은 "물질을 가르치고 싶지만, 선뜻 나서는 젊은 사람이 드물다"는 반응이다.

결국 전문가들은 지자체, 어촌계 차원의 홍보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동의대 한일해녀연구소 유형숙 소장은 "지난 6월부터 8주간 해녀문화체험 교육생 1기 21명을 교육했지만, 어촌계 특유의 폐쇄성과 현행 규정 때문에 수료생들이 나잠 신고 필증을 받기는 쉽지 않다"며 "해녀 희망자 스스로 살만한 어촌계를 찾아다니며 친분을 쌓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