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약폭주·개통 늦어 항의 쇄도
- 결국 혜택 마감일 31일로 연장

박민아(17) 양은 지난 24일 휴대전화 판매 직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직원은 "오늘 갤럭시 노트 7이 2대 들어왔는데, 신청했던 블루코랄 색상이 아닌 골드뿐이다. 솔직히 언제 다시 단말기가 들어올지 모르니 어떻게 하겠느냐"고 개통 의사를 물었다. 박 양은 원래 원한 색이 아니었지만 골드로 개통하기로 했다. 박 양은 "고민했지만 오는 31일까지 제공하는 사은품을 포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T월드강남직영점에서 시민들이 '삼성 갤럭시노트7' 출시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뉴스

'갤럭시 노트 7'을 사전 예약하면 함께 나오는 초호화 사은품을 받으려고 박 양처럼 '8월 개통'을 사수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부산 동래구 명륜동 SK텔레콤 대리점은 총 20대의 사전 예약을 받았다. 색상별로는 실버가 11대로 가장 많았고, 블루코랄 6대, 골드 3대였다. 19일 첫 개통 후 지금까지 단말기는 골드 5대와 블루코랄 5대가 내려왔고, 실버는 1대뿐이었다. 남은 골드 색상 2대는 실버 신청자에게 팔았다. 김종구 점장은 "사전 예약자가 전국 40만 명을 넘은 것은 기어핏2 등 고가의 사은품을 제공한 것도 큰 요인"이라며 "사은품을 못 받을까 봐 신청 색상과 다른 단말기로 개통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휴대폰할인마트 오승철 점장도 "사전 예약 10명 중 8명이 개통했는데, 이 가운데 3명이 자신이 신청하지 않은 색상으로 개통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사은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단말기 가격(98만8900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사전 구매 기간(지난 6~18일)에 갤럭시 노트 7을 구매한 고객에게 기어핏2(19만8000원)·삼성페이 마일리지 할인쿠폰(10만 원)·액정 파손 교체비용 50%를 지원하기로 했다. 액정 교체비용 지원은 17만5000원 상당으로 총 사은품 가격은 47만3000원에 달한다.

하지만 단말기 수급이 늦어지자 사전 예약자 사이에서는 사은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문의·항의 전화가 대리점과 판매점에 빗발치자 삼성전자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지난 23일까지였던 사은품 혜택 개통 마감일을 오는 31일로 늘렸다.

업계 측은 삼성전자가 약속한 31일까지 사전 예약 물량 전부를 맞추지 못해 사은품 제공 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