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변동+가산율 34.3% 혜택
- 수급자 평균 36만원 5배 넘어
- 올 5월까지 6228명 연기 신청

A(66) 씨는 1988년 1월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가입했다. 그로부터 2011년 1월까지 23년간 꼬박꼬박 연금보험료를 낸 A 씨는 그해 2월부터 매월 125만 원의 연금을 탈 수 있는 자격이 됐다.

그러나 그는 연금을 받는 시기를 5년 뒤로 미뤘다. 연금 수령을 연기하고, 받지 못한 기간 만큼 연금액을 더 받을 수 있는 '연금 연기' 제도 때문이었다. 이 제도에 따라 연기한 기간의 물가변동률과 연기가산율을 반영해 더 많은 연금을 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5년의 기다림'은 넉넉한 연금으로 돌아왔다. A 씨는 연기 기간이 끝난 올해 2월부터, 연기한 기간의 물가변동률과 연기 가산율(34.3%)을 반영해서 매월 190만2150원을 받고 있다. 연금 수급을 연기하지 않았더라면 받았을 월 수령액의 50%가 넘는, 65만 원을 더 받는 셈이다. A 씨처럼 국민연금 중 10년 이상 가입해 60세 도달 시 받는 노령연금 수급자(326만6107명, 7월 현재 기준)의 월평균 수령액 36만3000원보다 5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24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7월 현재 기준 국민연금 최고액을 수령하는 A 씨는 월 200만 원 가까이 받고 있으며 '연기연금제도'를 활용한 것이 그 비법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7월 시행된 연기연금제도는 60세 이상 65세 미만의 노령연금 수급권자가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면 연기한 기간에 따라 연 7.2%(월 0.6%)씩 이자가 가산된 연금액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연기 신청 시기는 노령연금 수급권을 획득하고 최초 노령연금을 신청할 때나 연금을 받는 동안 희망하는 경우, 최대 65세 생일이 속하는 달까지 한 번만 할 수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연기 신청자는 2010년 1075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해 1만4464명에서 올해는 5월 현재 6228명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연금액 일부만 수령 시기를 늦춰 받을 수 있는 '부분 연기 연금' 제도 역시 도입됐다. 수급권자가 자신의 경제 사정에 따라 연금수급 시기와 액수를 고를 수 있는 제도다. 그전까지는 연금 수령 시기를 연기하려면, 일부가 아니라 전체 연금액을 늦춰 받아야 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