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시장 공략 위한 자금 확보
- 잉글우드랩 주가 올라 데뷔 성공
- 업종 분위기 전환에 긍정적 영향

화장품 공모주는 지난해 잇츠스킨·토니모리의 성공적인 상장 이후 기업공개(IPO) 시장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올 상반기 네이처리퍼블릭을 비롯한 화장품 대장주들의 상장 무산으로 한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반년 만에 IPO 시장에 등장한 화장품 공모주들은 최근 침체된 시장에서도 연이어 공모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활약하고 있다. 'K-뷰티' 열풍을 타고 4분기 들어 화장품 공모주가 코스닥 시장의 문을 다시 두드리고 있다.
■'클리오' 내달 코스닥 상장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클리오, 코스메카코리아, 오가닉티코스메틱 등 3개 화장품업체가 연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상당수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이다.

토종 화장품 기업 클리오는 25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뒤 일반주 공모 청약을 거쳐 다음 달 상장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 범위는 3만6400원∼4만1000원이며,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7000억 원이다. 클리오는 2013년 336억 원이던 연간 매출액이 지난해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 기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78.5%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7억 원에서 225억 원으로 급증했다. 한현옥 대표는 현대리서치연구소 연구원 출신으로 재직 당시 화장품 산업을 전문으로 취급했다. 그는 K 뷰티 산업의 성장성이 클 것으로 보고 클리오를 창업했다.

이 회사가 무차입 경영에 여윳돈이 많은 상황임에도 증시 상장을 서두른 것은 중국 진출을 위한 자금 확보 목적이 크다. 클리오는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클리오는 로드숍 '클럽 클리오'를 올해 말 중국에 30개(직영·위탁)까지 늘릴 방침이다. 클럽 클리오는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 3개 제품을 한꺼번에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이다.

윤성훈 클리오 경영전략본부장은 "중국의 젊은이들이 색조 화장에 열광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내에는 색조 화장품 회사가 하나도 없다"며 "중국의 다수 온라인 매장을 통한 유통채널을 확보한 만큼 사업 성장성을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공모주 인기몰이 이유는

미국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 업체 잉글우드랩이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잉글우드랩이 25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 거래일보다 27.34%(3800원) 오른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6000원)의 3배 수준이다. 이 회사는 화장품 원료를 생산해 글로벌 화장품 회사에 공급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방식(ODM) 업체다. 지난해 매출은 618억 원이며, 당기순이익 57억 원을 올렸다. 미국 회사이지만 대표이사를 비롯해 주요 임원진이 한국인으로 구성됐다.

화장품 OEM·ODM 업체인 코스메카코리아는 오는 28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진행된 기관 수요예측에서 5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4만8000~5만4000원 상단인 5만4000원에 결정했다.

중국 유아용 화장품 생산업체 오가닉티코스메틱 역시 26일과 27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아 11월 코스닥 시장에 신규 입성할 예정이다. 공모가는 4000원으로 결정됐다. 중국 현지에 생산법인인 쑤저우유한공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중국시장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중국인의 소득 증가와 한국 화장품의 수요 확대로 2010년 이후에는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777억 원, 영업이익은 74억 원을 달성했다.

이처럼 화장품 공모주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연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기대감 때문이다. 잉글우드랩은 이번 상장을 통해 미국 기반의 사업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메카코리아는 중국 시장 성장으로 올해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 원 돌파가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들어 코스닥 시장에 봇물이 터진 화장품주 신규 입성이 화장품업종 주가에 전환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장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해 코스맥스, 한국콜마, 에이블씨엔씨 등 대부분의 화장품 기업들이 지난 7월 사드 배치 결정 이슈로 주가가 급락한 후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공모주 시장에서도 화장품 기업들의 새내기주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런 현상은 업종 분위기 전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