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일부 대출 금리는 한 달 반 사이 0.4%포인트까지 올랐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신한 등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일제히 인상됐다. KB국민은행은 대표적인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10월 말 2.70~4.01%에서 17일 현재 2.86~4.17%로 0.16%포인트 올렸다. 신한은행 대출상품의 변동금리도 같은 기간 0.26%포인트(2.90~4.20%→3.16~4.46%)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나란히 0.06%포인트씩 올렸다.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금리도 뛰었다. 대표적인 고정금리 상품인 '5년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에서 연 2%대 상품은 사라졌다. 하나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금리는 3.20~4.4%에서 3.54~4.74%로, KB국민은행은 3.06~4.36%에서 3.18~4.48% 등으로 높아졌다.

3대 시중은행의 혼합물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지난 9월 말과 비교하면 평균 0.4%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지난 15일 공시된 10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1.41%로 전월보다 0.06%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급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금리를 끌어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10월 말 1.73%에서 17일 현재 2.09%로 0.36%포인트 상승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7일 서민·취약계층 지원 간담회를 열고 "사잇돌 대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민간 중금리 대출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