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으로 남아있는 생물은 수억, 수천만 년 전에 살던 생물들인지라 지금은 볼 수 없다.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다른 모양으로 진화했거나 멸종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석 속의 모양과 지금 모양이 똑같은 경우도 더러 발견된다. 바로 '살아있는 화석'이다. 화석생물의 대표적인 예로 투구게(본지 지난 10월 14일 자 18면 보도)를 비롯해 해파리, 불가사리, 성게, 앵무조개, 실러켄스 등이 있다.
앵무조개는 고생대 캠브리아 전기(5억4000만 전)에 출현해 오르도비스기(5억 년 전)에 번성한 연체동물이다. 오징어, 문어 등과 같이 머리에 다리가 달려 있어 두족류로 분류된다. 앵무조개라 불리게 된 것은 나선형으로 말려들어간 껍데기 구조의 마지막 층으로 감겨들어 간 곳에 검은 색소가 물들어 있는데, 이 부분이 마치 앵무새 부리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같은 두족류인 오징어와 문어가 껍데기를 벗어 버렸다면 앵무조개는 껍데기를 갖고 연체부의 몸을 보호한다. 껍데기는 격벽에 의해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곳에 공기를 채워 부력을 얻을 수 있고, 물을 채웠다가 뿜어내는 추진력으로 바다 속을 이동한다. 입 주위엔 수컷의 경우 60여 개, 암컷에는 90여 개의 촉수가 있다. 수컷의 촉수 중 일부는 생식기 역할을 한다. 앵무조개 살에는 독성이 있어 식용으론 불가능하다. 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