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정치적 환경, 경제적 환경 모두가 말그대로 불확실성시대로 접어든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묻는 메일이 가끔 들어온다.

"요즘 가장 핫 이슈인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트럼프가 당선된 시점에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요" "지금 부동산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금 활발하게 움직일 때 투자를 해야할까요? 아니면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후에 조금 주춤할 때 움직여야 할까요? 아니면 그냥 지켜보는 게 정답일까요?" 등이다. 누구도 그 많은 여건에 따라 움직이는 부동산 시장 전망을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기에 답답할 따름이다. 하지만, 요즘 확신은 아니지만 예측가능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느낌은 든다.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탠트럼(tantrum·발작)'과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은 몸을 바짝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또 미국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발 더 나가 각종 게이트사건으로 국내 정치상황의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또 외환시장의 불안이나 북핵문제 등으로 선진국 자본의 이탈이 본격화되면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여건도 부정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불가피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요소는 또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한 LTV, DTI 강화 등 금융규제, 2017년부터 2년간 전국적으로 약 70만 채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입주물량 과다 등 내부 요인까지 들여다보면 경기전망에 대한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내년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은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산재한 부동산 시장의 부정적인 전망 속에서 무엇을 해야할까?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말그대로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투자가 좋으며, 더 나빠지기 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강조하고 있다. 정부도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동안 현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정책으로 인해 일부지역의 주택가격이 과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눈을 감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11·3대책 같은 규제조치는 때늦은 감이 있지만 시장에 다가올 수 있는 위기를 규제 측면에서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준 것에는 동의한다. 위험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 보다 세심한 맞춤형 규제 관리가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