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불확실성이다. 지난 브렉시트 때도 그랬고 이번 미국 대선 때도 그렇다. 미국 대통령선거가 다가올수록 박빙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트럼프의 승리를 장담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든 사람은 합리적 선택을 통해서 보편적 타당성을 가진 사람을 선택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시장이 대중의 밑바닥 민심을 잡아내지 못하는 여론조사 결과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통화완화정책 이후 대중은 불평등 심화에 대한 민심을 여론조사가 아니라 투표를 통해 표출했다. 이제 트럼프의 시대는 어떻게 진행될까? 그리고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줄까? 항상 시장은 불확실성이 확정될 때 폭발적인 거부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만큼의 반작용도 빨랐다. 브렉시트 때도 영란은행이 그랬던 것처럼, 글로벌 시장이 무너질듯할 때면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시장을 받쳐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당장 안전자산 선호도 증가(국채 강세)와 위험자산 회피 (주식 하락)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경제정책의 큰 핵심은 시장 자유화 조치이다. 대규모 감세와 재정지출의 확대, 친기업적인 정책등을 통해 다시 한번 위대한 미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경제정책이 대단히 파격적이고 ,적절성과 시행 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많지만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세부적인 정책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정책만 놓고 볼 때 주식시장은 좋고, 채권시장은 좋지 않을 것을 알 수 있다. 기업과 부자들은 세금을 감면받고, 정부는 대규모의 투자에 나서고 ,공공영역을 줄이고 민간영역을 확대하는 친기업적인 정책이다. 그러나 정부의 수입은 줄고 , 재정정책으로 인한 씀씀이는 늘어나니깐 채권발행 물량이 증가하고, 물가가 높아져 정책금리는 인상할 수 밖에 없으므로 채권시장은 부담으로 작용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도 제약 , 금융 , 방산 쪽이 우위에 있고 반면 신산업(친환경)은 고전을 겪을 전망이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그동안 트럼프가 옐런을 비난하면서 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오바마를 도와주었다고 했는데 , 막상 트럼프도 금리의 강한 상승은 주장하지 못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트럼프는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한다. 금리를 올리면서 채권의 발행 비용을 올리는 자기 발등을 찍는 일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통화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매파적인 사람보다 지금의 옐런 의장처럼 비둘기파적인 사람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 트럼프의 시대가 시작됐다. 모든 것이 미지의 영역이고 불확실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누구나 같다. '잘살아 보자'. 앞으로 확인해야 할 세부적인 내용은 많지만 큰 그림을 대충 예상해 보면서 이에 맞춰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손희재 현대증권 부전동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