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예상치 못한 트럼프가 미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글로벌 채권, 외환, 주식, 상품 시장 전반의 변동성 확대가 전개되고 있다. 먼저 글로벌 채권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되며 미국 국채수익률의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대 인플레가 연준의 목표치 2%에 거의 근접하고 있고, 기대 인플레 대비 시중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면서 채권가격의 하락세도 빨라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진행된 채권시장의 강세장이 종료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시되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미 국채수익률 급등과 함께 달러 강세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와 함께 향후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예상되는 멕시코 페소화 가치가 폭락했고, 중국 위안화 가치가 2010년 이후 최저치 수준을 보이며 기술적 부담 영역까지 진입한 상황이다. 국내 원화 가치 또한 EM 통화가치의 전반적 하락과 동조화를 보이며 달러당 1180원대까지 상승하는 모습이다.

상품시장도 변동성이 큰 모습이다. 국제유가(WTI)는 OPEC회의를 앞두고 감산 합의 여부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트럼프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구리(Copper)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금(Gold) 가격의 하락이다. 이는 최근의 달러 강세가 극단적인 위험자산 회피의 부산물이 아니라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편 글로벌 주식시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선진국 시장(DM) 대비 신흥국 시장(EM)의 약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DM에서는 미 증시가 견고한 매크로와 트럼프의 대규모 부양책에 대한 경기 모멘텀 강화 기대로 랠리를 보이고 있다. 일본 증시도 엔화 약세로 수출 모멘텀 회복 기대가 커지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EM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과 통상마찰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멕시코 증시, 고성장을 바탕으로 미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주도주 역할을 했던 인도 증시를 중심으로 약세가 진행 중이다.

단기적으로는 달러 강세 진정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달러 강세가 EM통화가치의 절하, 그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의 EM선호도를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은 중립 이하의 스탠스를 보이고 있다. 물론 외국인 매도 강도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점에서 큰 위협요인은 아니다.

FOMC를 전후로 달러 강세가 진정되기를 기대해본다.

남헌식 현대증권 동래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