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대 추락 가능성까지 경고
- 재정확대·금리인하 등 제안

'청와대 게이트'발 정치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심하면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예상된다는 전망이 국책연구기관으로부터 나왔다. 또 내년 경제성장률 역시 2% 초반대로 하향 조정됐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1%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지난 5월 제시한 2.6%를 유지하는 대신 내년 전망치는 2.7%에서 2.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KDI 발표대로라면 한국은 사상 최초로 3년 연속 2%대 성장률에 머무르게 된다. 내년 GDP 성장률은 2012년(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한국은행이 제시한 2.8%보다 0.4%포인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 2.6%보다도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심지어는 민간 연구기관인 현대경제연구원(2.6%)과 금융연구원(2.5%)보다도 낮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주요 근거로 경제를 이끄는 축인 수출과 소비, 투자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여기에 더해 그나마 경기를 이끌었던 내수마저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KDI의 전망치는 최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이를 고려할 경우 내년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 또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고 통상 마찰이 발생하면 우리 경제는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최근 경기와 관련해 KDI는 우리 경제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지난 1분기 2.8%, 2분기 3.3%, 3분기 2.6%에서 4분기는 1.9%로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기 대비 성장률은 4분기 0.0%로 제자리걸음 할 것으로 예상돼 경제 위기의 심각성을 실감케 했다. 9일로 예정된 대통령 탄핵안 의결과 이달 중순의 미국 금리인상 여파 등에 따라서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KDI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등 완화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비은행권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 금융정책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