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기반 고압·고산소 시스템 등
- 정부서 신청액 삭감되거나 탈락
- 서 시장 실버사업 육성계획 비상

'고령 친화 도시'를 선포한 부산시가 국비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업 추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순실 씨 등의 국정 농단 관련 '청와대 게이트' 여파가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테크노파크는 고령 친화 사업과 관련해 국가 예산을 끌어들이기 위해 신청한 사업이 모두 무산됐다고 7일 밝혔다.

관련 사업은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고압·고산소 시스템 개발 ▷재활의료기기산업 기반 구축 사업 ▷친고령 특화식품 산업화 기반 조성 ▷선원 재활센터 구축 사업 등이다.

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최순실 씨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입김을 불어 넣었다는 비난 여론에 직면한 뒤 문체부에 신청했던 고령자 친화 사업 관련 예산이 '최순실 예산'으로 분류돼 국회 상임위 단계에서 삭감됐다. 사업이 통째로 무산된 것이어서 상실감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 게이트의 직격탄을 맞은 사업은 ICT 기반 고압·고산소 시스템으로, 테크노파크가 구상했던 국비 150억 원이 고스란히 날아갔다. 이 사업은 노인층 등이 특수 제작된 스포츠 의류를 입을 때 회복력을 끌어올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인데, 국비 150억 원을 포함해 시비 80억 원, 민자 20억 원 총 250억 원이 들어가는 대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했던 재활의료기기산업 기반 구축 사업은 38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나, 애초 예상과 달리 정부가 타당성 조사를 하자고 밝혀 단 1억 원의 용역비를 얻는 데 그쳤다.

친고령 특화식품 산업화 기반 조성 사업 역시 395억 원의 사업비가 들어갈 예정이지만, 부산시와 테크노파크는 국비를 따내지 못해 내년 이후로 미뤘다.

이에 따라 노년층 비중이 해마다 급증하는 데 따라 노인 관련 사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고령자 친화 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복지 차원에 그쳤던 노인 관련 사업을 '산업'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출발점이 서 시장 임기 마지막 해인 내후년 이후로 밀려난 것이다.

시는 자체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가장 중요한 예산난은 어쩔 도리가 없다. 시는 일단 고령 친화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시 차원에서 관련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종전에 운용하던 고령 친화 용품 전시회와 홍보체험관을 확대하거나 내실화하는 한편, 자치단체 협업을 통한 실버용품은행 설립 등으로 국비 확보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내년도 국비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고령자 친화 사업은 부산의 중장기 과제인 만큼 사업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학계 등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국비확보 실패한 고령친화산업 현황 사업명칭 예산(추정) 비고 ICT 기반 고압· 고산소 시스템 250억 원 문체부 재활의료기기산업  기반구축사업 380억 원 산업부 (용역비  1억 원 확보) 친고령특화식품  산업화 기본조성사업 395억 원 농림부 선원재활센터  구축사업 160억 원 해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