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는 삼성그룹이 정기 인사에 이어 올해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3일 "지난해 12월 단행됐어야 할 사장단 인사와 경영·투자계획 수립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 수사 등으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그 여파가 신규채용 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채 일정의 연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삼성은 당해 연도의 채용계획 초안을 1, 2월에 잡은 뒤 2월 말에 구체적인 규모와 일정을 확정한다. 지난해에는 3월 14~21일 그룹 채용사이트를 통해 원서를 접수했고, 4월 17일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치렀다. 하지만 올해는 이 부회장의 '경영시계'가 멈춘 상황에서 각종 일정이 순연된 탓에 채용계획의 윤곽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용계획을 수립하려면 연차 및 전공 등을 조직 개편에 맞게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만, 지금은 정기 인사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공채 일정을 후순위로 미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신입과 경력사원을 통틀어 총 1만4000여 명을 채용했다.

이미 지난해 12월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미룬 롯데그룹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구체적 일정을 정하지 못했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달 20일을 전후해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그 이후 조직 개편안을 발표한 뒤 채용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계획은 롯데그룹의 과거 일정과 비교해 두 달가량 늦춰진 것이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