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파산 등 국내 해운업계 위기가 심화되면서 부산 해운거래소 설립을 골자로 한 해운법 개정안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영춘(민주당·부산진갑) 위원장은 지난 16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해운법 개정안에 대한 제안설명을 했다. 상임위원장이 소속 상임위에서 직접 자신이 발의한 법안에 대한 제안설명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중요한 법안임을 강조하고 싶어 관례를 무릅쓰고 직접 제안설명에 나섰다"면서 "한진해운 청산이 우리 해운산업 및 부산 경제에 미칠 여파를 해운거래소 신설로 상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발의한 해운법 개정안은 해운시황분석, 해상운임지수 개발 및 선박 가치평가 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관(해운거래소)을 지정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부칙으로 본사의 부산 설립을 못박았다.
농해수위 전문위원은 법안 검토의견에서 "해외 해운거래소가 생산하고 있는 기존 운임지수와 차별화된 해상 운임지수를 시장에 제공함으로써 운임 변동에 따른 국적 선사의 시황분석 및 위기 대응능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문기관 지정은 타당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거래소는 영국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 중국 상해의 상해항운교역소가 대표적이다.
해양수산부는 물론 기획재정부도 해운거래소 설립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운은 운임 변동성이 높은 산업임에도, 국내 해운업계는 체계적인 시황분석이나 운임 변동 관리 수단이 부족해 장기 불황에 적기 대응이 어려웠고, 국내 1위 선사였던 한진해운 파산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해운거래소의 부산 설립에 대해서는 타 지역 반발을 우려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법안 통과를 위해선 이에 대한 지역논리 개발이 필수적이다. 김 위원장은 "우선 한진해운 사태로 초토화된 부산 경제를 보완할 필요가 있고, 국내 해운거래 중심이자 해양수도인 부산에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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