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금 年단위만 가입 잘못 알려져
- 소비자가 직접 만기일 지정 가능

- 자동해지 기능도 알아두면 좋아
- 돈 안찾고 싶을땐 재예치 활용
- 창구 보안계좌 서비스도 유용

직장인 A 씨는 정기예금의 만기일이 3달 가량 남았으나 갑작스러운 해외발령으로 출국하게 돼 만기일에 예금을 찾는 것이 어려워지자 예금을 중도해지하기로 결심했다. 자영업자 B 씨는 긴급하게 500만 원이 필요해 2주 전에 가입한 2000만 원 정기예금을 해지하고, 남은 1500만 원으로 정기예금에 재가입하려고 했더니 최고금리가 0.3%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국내 예·적금 중도해지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A, B 씨처럼 손실을 감수하고 중도해지하는 일이 없도록 은행이 제공하는 예·적금 관련 유용한 서비스를 21일 소개했다.
■만기일은 내가 원하는 날짜에

정기예금을 연 단위로만 가입이 가능한 것으로 아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은행들은 만기를 월 또는 연단위로 정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만기일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날짜를 만기로 정하고 해당 기간에도 정기예금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기예금을 올해 2월 24일에 가입하면서 만기일을 내년 3월 15일로 지정하는 식이다. 다만 특별판매 상품 등 일부 예·적금은 가입자가 만기일을 지정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예·적금 만기일에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예·적금을 해지하고 원금과 이자를 원하는 계좌에 입금해주는 예·적금 자동해지 서비스도 있다. A 씨와 같이 해외이주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예·적금 만기일에 은행을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계좌개설 시 또는 만기일 이전에 예·적금 자동 해지 서비스를 신청하면 된다. 단 타행계좌로 입금할 수는 없다.

예·적금이 만기됐지만 특별히 원금과 이자를 찾고 싶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재예치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은행들은 정기예금 만기일에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정기예금을 해지해 이자는 고객이 원하는 계좌에 입금해주고 원금은 동일한 상품으로 재예치해준다. 원금과 이자 모두 재예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예치 신청을 하지 않고 놔둘 경우, 만기 이후에는 약정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으므로 이자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기예금 일부 해지도 가능해

은행들은 정기예금을 해지하지 않고 예치한 원금 중 일부만 찾아갈 수 있는 정기예금 일부해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B 씨처럼 긴급하게 자금이 필요할 경우 정기예금을 해지하지 않고 필요한 금액만큼만 찾아갈 수 있다. 자금을 이용하는 기간, 정기예금의 만기일까지 남은 기간 등을 고려해 예금담보대출과 비교해보고 유리한 쪽을 선택해 이용하면 된다.

은행들은 예·적금 만기일이 휴일인 경우 직전 영업일에 해지해도 중도해지가 아니라 만기에 해지하는 것으로 보고 상품 가입 시 약정한 금리로 이자를 지급한다. 다만, 만기일을 앞당겨 해지하는 경우에는 일수를 계산해 이자를 지급한다. 예·적금 만기일이 휴일인 경우 휴일 전 영업일과 다음 영업일 중 본인에게 유리한 날을 선택해 해지하면 된다. 1000만 원을 넣은 정기예금(1년 만기 2%)의 만기일이 토요일인 경우를 가정해보면, 금요일에 해지할 경우 이자는 19만 9452원(1000만 원)×2%÷365×364)이지만 월요일에 해지할 경우 이자는 20만 1095원(1000만 원×2%÷365×367)이다.

해킹 등 금융사고를 우려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기 꺼리는 고객을 위한 '보안계좌 서비스'도 있다. 인터넷뱅킹을 제한하고 창구에서만 거래가 가능한 것이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