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폭탄'인 가계 빚이 지난해 1344조 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 경남지역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국 평균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 지역 경제에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신용 잔액은 1344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부채 규모가 1300조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2015년 1203조1000억 원에서 1년 사이 141조2000억 원이 불어났는데, 연간 증가액도 사상 최고치다. 연간 증가율은 11.7%로, 2015년(10.9%)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조사됐다.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급증세를 보였다. 이들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규모는 291조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2조6000억 원(17.1%) 늘어났다. 이 역시 가장 높은 수준으로, 2015년 증가액(22조4000억 원)의 배에 가깝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대출 수요가 비은행권으로 몰린 '풍선 효과'로 풀이된다.

부산과 경남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부산의 은행·비은행 등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규모는 55조5749억 원으로, 1년 새 6조5341억 원이 늘었다. 경남은 52조 8996억 원으로, 같은 기간 6조249억 원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부산(13.3%)과 경남(12.9%) 모두 전국 평균(11.9%)보다 높았다. 부산은 서울(10.3%)을 포함한 7대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경남도 전남·경북에 이어 8개 도 단위 중 세 번째였다. 금융당국은 최근 급증하는 제2금융권 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