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양 아닌 임대아파트인데…
- 도시공사 지역업체 홀대" 비판

부산지역 임대주택의 랜드마크가 될 시청앞 행복주택 사업자 선정 방식을 놓고 지역 건설업계가 들끓고 있다. 공모 방식에 따라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도시공사가 발주하는 관급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건설사들에 불리한 방식으로 사업자 선정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산도시공사는 이달 27일께 시청앞 행복주택 사업설명회를 열고 다음 달 중으로 사업자 모집 공고를 낼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시청앞 행복주택 사업은 부산시청 맞은편에 29~44㎡ 규모의 아파트·오피스텔 1800~2000여 세대를 지어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등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도시공사는 이번 사업 공모를 민간사업자제안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턴키(설계·시공 공동 도급)'와 유사한 형태로 민간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단독 혹은 컨소시엄을 구성한 후 설계를 해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고, 발주 기관에서 이 중 한 곳을 선정해 시공까지 맡기는 방식이다. 이 경우 보통 지역업체의 참여비율(최고 30%)에 따라 가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지역업체 참여가 의무적으로 명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서울 등지에 본사를 둔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면서 다른 평가 항목 부문에서 점수가 충분하다면 지역업체를 굳이 동참시키지 않을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는 부산시 등 지역 공공기관이 공개 입찰 형태로 발주할 경우 지방계약법 예규에 따라 제정된 '부산광역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조례'에 따르고 있다. 여기에는 지역건설사의 참여 확대를 위해 부산시와 산하기관 등 지방계약법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은 지역건설사업자의 공동도급비율을 49%이상을 적극 권장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는 사업자를 쉽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시청앞 행복주택은 사업비 중 20%를 사업자가 선투자해야 하는 부담이 있는 데다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높아지면 주관사가 사업에 적극 나서지 않을 수도 있어 민간사업자제안방식을 택했다"며 "가점제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업체 의무참여비율을 20%로 명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분양이 아닌 임대아파트를 민간사업자 제안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은 부산도시공사가 지역업체를 외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지역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분양 아파트도 아니고,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사업도 아닌데 민간제안방식으로 추진해 지역업체 참여비율을 축소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공공기관이 오히려 대기업 편을 들어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 부산시청앞 행복주택건립사업 개요 위치 부산시 연제구 연산동 1590-1 일원 부지면적 2만140㎡(시유지 1만5432㎡, 기타 4708㎡) 건립규모 아파트·오피스텔 1800~2000세대 사업기간 2016~2021년(사업 준공 후 임대기간 50년 계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