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개 엔젤클럽 멘토링 지원 앞장
- 단디벤처포럼 벤처 경영인 참가
- 예비창업가·대학생과 인적교류

- 부바엔젤클럽 제조업 중점 발굴
- 부산벤처기업협회서 운영 주도
- 올해 10월 사옥 준공 150곳 입주
- 창업 2~3세도 클럽 결성 나서

'3→2→3→4'. 2012년부터 부산지역에서 시작된 엔젤클럽의 연도별 설립 개수다. 관 주도로 시작된 엔젤투자는 민간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무려 4개의 엔젤클럽이 결성되며 현재 부산 지역에는 12개의 엔젤클럽이 활약하고 있다. '투자'는 돈보다 사람 중심으로 이뤄진다. 창업 기업을 발굴한 후 이들이 제대로 된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선배 경영인과의 교류와 멘토링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기업인 단체 차원에서도 낙후된 부산 제조업을 일으키기 위한 활동이 왕성하게 전개되고 있다. 2200개 회원사를 거느린 부산벤처기업협회는 올해 10월 사상구 모라동에 17층 규모의 사옥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사옥을 중심으로 제조업 창업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질 전망이다. 부산 지역 창업 2세들도 엔젤클럽을 결성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단디벤처포럼에서 조종래 중기청장과 포럼 운영진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돈보다 사람"

2015년 6월 발족한 단디벤처포럼은 '돈'보다 '교류'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클럽 대표를 맡은 권영철(39) 젠픽스 대표는 매출 수십억 원 규모의 건축 자재 기업 '사장님'이다. 하지만 권 대표는 직책이 가진 권위는 모두 벗어던지고 고등학생, 대학생과 함께 어울렸다. 현재 단디벤처포럼은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 50명가량이 주축이 돼 운영하고 있다. 이 클럽에는 역시 창업이 꿈인 고등학생까지 참여해 짝수달 마지막 주 수요일 행사에 모이고 있다.

이 클럽은 자금 투자보다는 '사람' 투자에 더 큰 관심을 가진 단체다. 따라서 기술 창업 이외에도 카페나 네일샵 등 서비스 부문 창업과 관련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모였다. 클럽 내에는 분야별 벤처 경영인이 있어 창업과 기술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IT벤처업체에 취업한 단디벤처포럼 임현재(27) 사무국장이 대표 사례다. 임 국장은 대학 시절 창업 투자에 관심이 많아 단디벤처포럼 회원으로 들어갔다. 취업을 택했지만, 창업 기업을 발굴할 수 있다는 매력에 빠져 일을 하면서도 단디벤처포럼 회원으로 맹활약 중이다. 임 국장은 "포럼 준비부터 예비 창업가와 창업에 관심 있는 대학생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디벤처포럼은 창업기업 경영인에게 IR 투자 발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권 대표는 "투자가 결정되는 IR 심사에서 발표 역량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여기서 훈련을 받고 좋은 투자자를 잇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뿌리는 제조업

	동아대 창업보육센터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들. 동아대 제공

부바(BUVA) 엔젤클럽은 지난해 4월 발족한 이후 부산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클럽은 현재 제조업 기반의 벤처 기업을 중점적으로 발굴하고 있다. 이 클럽의 장점은 부산벤처기업협회 소속 벤처 경영인 28명이 회원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기업 발굴은 물론 기술에 관한 조언에 더해 경영인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기술융합'은 설립 1년도 채 안 돼 벌써 일어났다. 제어계측센서 장비에 영상 기술을 입힌 부산의 한 스타트업은 부바 엔젤클럽을 통해 부산 지역 강소기업의 제품과 결합했다. 이 강소기업은 자사 제품에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더한 신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부바 엔젤클럽과 관련해서는 부산벤처기업협회를 빼놓을 수 없다. 11년 전에 결성된 이 단체에는 현재 2200개사의 회원과 더불어 250명의 정회원이 포함됐다. 부산의 '벤처 1세대'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은 협회 주도로 부바 엔젤클럽에서 발굴한 창업가와 잦은 교류를 하고 있다. 이 과정을 거쳐 기술력이나 사업 협력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벤처기업협회 박태욱 차장은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한 창업 투자는 IT 영화 등 콘텐츠 산업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제조업 기반 창업 투자 육성을 위해서는 제조업이 밀집한 서부산권 발전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벤처기업협회는 올해 10월 부산 사상구 모라동 1만1900㎡(3600평)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7층 규모의 사옥을 건립해 150개사를 입주시킬 방침이다. 이 건물은 명실공히 서부산권 제조업 창업 투자의 산실 역할을 할 전망이다. 난관도 있다. 서부산권에 제조업 지원 기관이 확충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창업 2세도 나섰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 준공 예정인 부산벤처타워. 부산벤처기업협회 제공

지난해 말, 부산 지역 창업 흐름에 중요한 변화가 일었다. 지역 제조업 창업 2~3세들이 나서 '파운더스 하우스 13'이라는 이름의 엔젤클럽을 결성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낙후된 부산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신기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고 클럽을 만들었다.

클럽 멤버들이 속한 기업체는 선보공업 조광페인트 태광 코메론 기성전선 한국선재 세운철강 등으로, 이 기업들의 연 매출을 합하면 1조7000억 원 규모다. 이들은 바이오헬스 분야의 한 업체를 발굴해 5000만 원의 자금을 지원했으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경영 조언 등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

◇ 부산 엔젤클럽 현황 클럽 설립일 회원 부바 엔젤클럽 2013년 4월5일 18명 갈매엔젤클럽 2013년 6월10일 31명 이노비즈부울 제1호  엔젤클럽 2013년12월30일 12명 BIC(Busan Innobiz Center)투자클럽 2014년 6월17일 15명 대신엔젤투자 2014년 12월5일 14명 단디벤처포럼 2015년 6월18일 25명 부산글로벌벤처스  엔젤클럽 2015년 9월2일 6명 틴쿱엔젤클럽 2015년 12월1일 5명 부바(BUVA)  엔젤클럽 2016년 2월22일 15명 파운더스하우스13 2016년 11월7일 8명 경성 엔젤클럽 2016년 11월22일 8명 센텀 엔젤클럽 2016년 12월13일 19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