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업계 "토건업계 대변" 불만
- 해수부 직접관리 긍정 검토에
- 국토부는 "완전 이관은 불가"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 바닷모래 채취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바닷모래 채취 허가권과 단지 지정관리권을 해양수산부 산하로 이관하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골재채취는 골재채취법상 국토교통부가 해양수산부와 협의를 거쳐 허가를 내준다. 모래채취 단지 관리 역시 국토부 산하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맡고 있으나, 수공은 육상 수자원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으로 해양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부족하고 토건업계 논리에 앞장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정연송 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 대책위원장은 23일 "당초 해수부가 부활하면서 가져왔어야 할 허가권과 관리권을 못 가져오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발생됐다"면서 "바다를 제대로 관리하려면 국토부가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를 위한 입법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해수부 차관 주재 회의에서도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등 수산업계와 어업인들은 현재 국토부 장관이 가진 바닷모래 채취 허가권을 해수부로 넘기고, 수공이 가진 단지 지정 관리권 역시 해수부 산하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이관할 것을 주장했다.

해수부 강용석 해양환경정책관은 지난 22일 부산에서 열린 바닷모래 채취 정책토론회에서 "그동안 바닷모래 채취는 국토부 장관이 허가하고 수공이 단지 관리자로 지정돼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앞으로 단지 관리자를 해수부 산하기관으로 바꿔 채취 물량이나 불법 행위 등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허가권 이관에 대해선 난색을 표하고 있으나 단지 관리권 이관은 검토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23일 "현재 골재채취법 시행령(33조3항)상 단지 관리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관은 수공과 한국광물자원공사인데 여기에 해수부 산하 해양환경관리공단을 추가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면서 "다만 관리권을 아예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넘기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허가권 이관과 관련해 "일본에서도 국토교통성에서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해수부가 가져가는 건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 관계자도 "골재채취법상 골재채취 허가를 국토부에서 하는데 바닷모래만 따로 떼어내 해수부가 가져오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남해 및 서해 EEZ 모래채취 중단 촉구 결의안'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부가 어떤 반응과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이날 정부가 남해 EEZ 바닷모래 채취량을 현재 절반 수준인 연간 500만㎥로 제한하는 중재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수부와 국토부 모두 부인했다.

정유선 이수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