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 부산 북구에서 동래구로 이사하면서 32평형(전용면적 84.5㎡) 전세 아파트를 구한 김정우(37) 씨는 최근 만기가 다가오면서 주변 시세를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같은 아파트 동일 평형대 전세가가 2년 새 4000만 원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김 씨는 "회사원 입장에서 수천만 원을 구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닌 데다 최근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어 걱정이다. 그렇다고 집을 살 시기는 아니라고 하니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부산지역에서 아파트 전세 계약을 갱신하려면 2년 전 계약 때보다 평균 4000만 원(34평 기준)을 더 마련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봄 이사철을 맞은 서민들의 어깨도 움츠러들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5년 3월 3.3㎡당 547만 원이던 부산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이달 666만 원으로 119만 원 상승했다. 이를 평당 가격으로 따지면 대표적인 소형 평형인 24평형(공급면적 기준 82.5㎡ 내외)은 2800만 원, 대형 평형인 40평형(공급면적 132㎡ 내외)은 4760만 원가량을 전세금으로 올려줘야 한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동부산권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해운대구는 2015년 3월 3.3㎡당 평균 623만 원이던 전세가가 이달 809만 원으로 상승했다. 34평형 아파트 전세 계약을 이달 중 갱신하거나 새로 구한다면 평균 6300만 원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 동래구 역시 같은 기간 176만 원 올라 추가 부담금이 5900만 원을 넘어섰다. 이와 달리 영도구는 같은 기간 평당 20만 원 오르는 데 그쳐 평균 680만 원을 마련하면 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면적별 상승금액 격차도 크다. 공급면적 기준으로 132~148.5㎡는 3.3㎡당 157만 원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40평형이라면 6280만 원을 보태야 하는 셈이다. 특히 해운대구의 해당 평형은 230만 원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165~180㎡는 150만 원 상승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소형 평형인 66~82.5㎡는 같은 기간 92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부산지역 주택자가보유율은 57.7%에 그쳐 10가구 중 4가구는 전세·월세가 변동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