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항 6부두는 모래 확보 못해
- 2021년 개장 계획 지연 불가피

남해 EEZ(배타적경제수역) 바닷모래 채취 논란이 뜻밖에도 부산신항 항만공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부산항건설사무소와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신항 남컨테이너부두 뒤쪽에 조성하고 있는 항만배후단지 3공구(48만9000여㎥)의 연약지반 개량에 필요한 골재 190만㎥의 대부분을 육지 토사나 쇄석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신항 남컨테이너부두 항만배후단지 조성공사는 현재 세 공구로 나눠 1공구(42만4000여㎥)와 2공구(53만여㎥)는 BPA가, 3공구는 부산항건설사무소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 배후단지는 바다 밑에 있는 토사를 퍼 올려 매립해 조성하는데, 매립지의 약한 지반을 다지기 위해서 모래나 석재를 사용한다.

남컨부두 배후단지 1, 2공구를 맡고 있는 BPA는 지난 2015년 이미 지반 개량을 위해 바닷모래 대신 인근 욕망산에서 채취한 석재를 사용하기로 설계 변경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BPA는 올해 말까지 욕망산에서 석재 563만㎥를 채취해 배후단지에 223만㎥를 투입하고 나머지는 신항 서컨테이너 건설에 쓰기로 했다.

하지만 3공구 공사를 하고 있는 부산항건설사무소는 당초 190만㎥ 전량 모래를 사용하기로 했다가 남해 바닷모래 채취 중단을 요구하는 어민반발을 계기로 계획을 바꿨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1300만㎥의 바닷모래를 남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추가로 채취하기로 했지만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절반인 650만㎥만 지난 1일부터 1년간 채취할 수 있도록 통보했다.

이에 따라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올해는 바닷모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여 토사나 쇄석을 대신 투입하고, 내년부터 2021년까지는 신항 입구에 있는 바위섬인 토도를 제거하면서 나오는 석재만 사용하기로 했다. 토도의 바위를 잘게 부수면 300만㎥가량의 쇄석이 확보될 것으로 부산항건설사무소는 예상했다.

부산항건설사무소는 내년 이후 발주하는 신규 항만공사에는 아예 바닷모래 대신 다른 골재를 쓰는 쪽으로 설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민자로 짓는 신항 2-4단계 컨터미널(6부두) 공사는 내년에 대량으로 필요한 모래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와 내년에 총 603만㎥의 모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자사업자인 부산컨테이너터미널(BCT)은 올해 투입할 103만㎥ 가운데 50만㎥의 남해 바닷모래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나머지는 다른 골재로 대체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문제는 내년에도 500만㎥의 모래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대책이 없는 상태이다.

BCT 관계자는 "서해 모래나 4대 강 준설토는 운반 거리가 멀어 가격이 비싸고, 석재를 사용하면 트럭으로 실어날라야 해 공사기간이 크게 늘어 2021년으로 예정된 개장 시기를 맞출 수 없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