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속에 잠겨있는 반잠수선
- 덱 위로 세월호 진입하면
- 떠받쳐 올려서 완전히 부상

- 배와 덱 사이 1m 여유뿐
- 물살 약한 소조기에 작업해야
- 세밀 조정으로 안착 쉬워

'최대한 이른 시간 내에 거대한 세월호를 물속에 반쯤 잠겨 있는 배 위에 정확히 실어라'.

24일 오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예인선이 세월호를 반잠수선으로 이동시킬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밤 선미 부분의 '램프 개방'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램프 절단'으로 한 고비를 넘김으로써 세월호의 성공적인 인양에 한 발 더 다가섰지만, 난제는 수두룩했다. 특히 세월호를 선체 조사가 진행될 목포 신항까지 이동시키려면 반드시 필요한 '반잠수식 선박 안착' 작업이 쉽지 않은 과제였다.

선명이 '화이트 마린'인 반잠수선은 24일 오후 세월호 침몰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3㎞ 떨어진 곳에 수심 13m 아래 잠수한 상태로 세월호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 선박은 2015년 건조된 초대형 바지선으로, 길이는 축구장 두 개를 합친 212m, 폭은 63m에 이르며 총 7만2000t의 중량을 실을 수 있다. 선미에 있는 부력체로 배를 올렸다 내렸다 조정하는 기능이 있어 자항선(Self Propelled Barge)이라고도 불린다. 잠수 수심은 최대 13.5m로, 수면 아래로 13m 정도까지 잠수하거나 물 위로 올라올 수 있다. 수면 위 13m까지 올라온 세월호는 고박작업을 거쳐 예인선에 이끌려 반잠수선이 있는 곳으로 옮겨졌다.

반잠수선은 물속에 잠수해 있고, 세월호는 물 위에 13m 떠 있는 채로 반잠수선의 덱 위로 세월호가 진입하는 형태다. 세월호가 반잠수선의 덱 위에 안착이 되면 잠수해 있던 반잠수선이 위로 떠오르면서 세월호를 떠받치며 완전 부양을 시킨다. 전 세계 유례없는 침몰한 대형 여객선의 통째 인양이다. 이 작업을 끝내면 세월호와 잭킹바지선을 연결했던 와이어를 제거하고 세월호를 반잠수선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고정한 뒤 목포신항으로 출발한다.

그 작업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반잠수선의 총길이는 200m가 넘지만 실제 세월호를 올릴 수 있는 덱 공간은 160m에 불과하다. 세월호 선체의 길이가 145m를 약간 넘는 까닭에 여유 공간이 15m도 안 됐다. 이 때문에 정교한 작업이 필요했다. 게다가 세월호 물 아래쪽 깊이와 세월호를 얹기 위해 반잠수선의 메인 덱에 깔려 있는 2m 높이의 '서포트 덱(거치대)'을 고려하면 실제 물속에 있는 세월호 바닥면(리프팅 빔 포함)과 반잠수선 덱까지의 여유 공간은 불과 1m 안팎이었다. 1m공간을 두고 예인선들이 세밀히 움직이며 세월호와 반잠수선 덱의 사이즈를 맞춰야 했던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세월호 거치는 이격 1m를 사이에 두고 이동하는 매우 정밀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와 바다의 상태다. 소조기가 24일 자정 무렵 끝난 뒤 점차 물살이 세지고 파고가 높아지기 시작했는데, 이 때문에 세월호가 흔들려 반잠수선에 안착시키는 데 애를 먹었다. 반잠수선과의 '도킹'에 성공하기 위해 시간 날씨 파고 조류 바람 등과의 마지막 싸움이 펼쳐진 것이다.

해수부는 소조기가 끝난 뒤에도 반잠수선에 세월호를 거치하고 선체를 고정하는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