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아파트 분양시장이 연일 뜨겁다. 5월 '장미 대선'을 앞두고 더욱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부동산규제가 강화될 수도 있어 업체들이 분양 일정을 앞당기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침체된 내수시장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아파트 분양 시장이 뜨거운 만큼 또 다른 뜨거운 감자가 있다. 바로 남해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골재 채취 허가 문제가 그것이다. 골재 채취로 인한 어업권 피해와 맞물려 제한되었다가 일부 허가가 났지만 물량 부족 문제가 야기되면서 아파트 분양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아파트 역시 모래 등의 골재가 필요한 건설공사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부산 울산 경남지역의 경우 다른지역에 비해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보여 아파트 개발에 따른 골재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여전히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분양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제한적 골재 채취 문제가 지역 아파트 분양가를 올리는 배경으로 작용한다면 지역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높은 청약경쟁률로 인해 당첨이 보장되지 않는 어려운 상황에서 분양가까지 추가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지역 레미콘사들이 이달부터 레미콘가격을 약 5% 인상하기로 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부산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2016년 3.3㎡당 1112만 원에서 2017년 3월 현재 1266만 원으로 13.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은 1.8% 상승에 그쳤다. 분양 아파트의 입지나 상품 수준에 따라 단순 비교는 어렵더라도 너무 많이 오른 가격인데, 골재 채취의 어려움으로 건축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면 아파트 분양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공택지를 제외한 민간택지 내 아파트에는 분양가상한제도 적용되지 않아 분양가 상승 압력은 거세질 수밖에 없다. 2017년 한 해 동안 부산에서 계획된 아파트 분양 물량만 해도 3만8548세대에 이른다. 예년 평균의 2~3배 수준이다.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의 골재 채취에 따른 어업권의 피해가 있다면 이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필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골채 채취로 인한 어업권의 피해는 최소화되어야 하고 골재 채취 또한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지역 수산업계와 건설업계 간의 불협화음으로 비화되거나 그렇게 비춰져서도 안 될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조선·해양관련 지역 기간산업의 구조조정 문제로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두 업계 간 상생의 지혜가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요구되는 이유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주택·도시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