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연말 유예 종료 앞두고
- 건설업, 경기 위축 우려로 반대
- 주민들은 부담금 커질까 걱정
- 부산, 서울 비해 대상지 적지만
- 제도부활땐 적용구역 늘어날 듯

연초부터 시작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둘러싼 논란이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연말 유예가 종료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경기 위축을 우려한 부동산·건설업계에서는 유예 연장이나 폐지를 주장하고 있으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은 부담금이 크게 증가할 것을 우려해 부활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기간이 올해로 종료될 예정이라 주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은 부산 재건축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수영구 남천삼익비치아파트 전경.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란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이나 비용을 제외하고 1인당 3000만 원이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10~50%를 세금으로 내도록 한 제도다. 한창 집값이 급등하던 지난 2006년 재건축 사업을 조정하고자 도입됐으나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한시적으로 제도 시행이 유예된 상태다. 따라서 유예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 인가를 신청하지 못하면 이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된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부담금 산정 기준 시점은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 승인일과 준공인가일이다. 재건축 종료 시점(준공인가)에서 개시 시점(추진위 설립 승인)의 집값과 시세 상승분, 개발비용 등을 빼서 계산하기 때문이다. 초과금액에 따라 부과 비율이 달라지는 등 산정비율이 복잡하고 실제 적용 사례도 적어 얼마나 세금을 부담하게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러나 종료 시점 가격에서 개시 시점 가격을 빼는 만큼 사업이 장기화한 단지일수록 부담금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서울의 일부 재건축 단지는 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 신탁방식 재건축을 택하는 등 환수제 적용을 면하기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부산은?

부산에도 재건축 단지는 있다. 그러나 그 수는 서울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이미 완공된 18곳을 제외하고 71곳이다. 이 중 추진위원회 구성 17곳, 구역지정 5곳, 조합설립인가 8곳, 사업시행인가 2곳, 관리처분 2곳, 착공 3곳이며 나머지는 추진위원회 구성 이전단계에 머물러 있다.

올해 말까지 관리처분 신청을 하지 못할 경우 초과이익환수제 대상이 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미 관리처분 이후 단계에 들어선 5곳(북구 만덕2구역, 수영구 광안1구역, 남천 2-1-2구역(삼익빌라), 해운대구 중동 1구역, 연제구 연산 4구역)은 대상에서 벗어난다. 통상적으로 재건축 단계마다 6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해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는 구역은 진행 상황에 따라 적용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고 면할 수도 있다. 이보다 전 단계인 조합설립인가에 해당하는 구역이라면 상반기 안에 사업시행인가를 마쳐야만 연내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추진위 구성, 구역지정 단계에 해당하는 구역은 연말 유예가 종료되면 환수제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부산에서도 분양가가 높고 입지가 좋은 단지는 초과이익환수에 따른 부담금이 수천만 원에 이를 수 있으나 재건축 단지 중 상당수가 구역지정 이전단계에 있어 당장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인한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의대(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강정규 교수는 "서울에서는 환수제를 피하고자 빨리하자는 움직임이 있는 반면 부산은 몇몇 소수구역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담금 역시 아파트 한 채당 가격이 서울에 비해선 낮아 부담금액도 1000~2000만 원 수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해운대구 우동1구역(삼호가든), 연제구 연산5구역(망미주공아파트) 등 재건축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단지들이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본격적인 재건축 행보에 나서고 있어 환수제 적용이 장기화하면 적용을 받는 구역이 속출할 가능성도 있다. 영산대 서정렬 교수는 "유예가 연장되고 부동산시장도 지금과 같은 수준이 유지된다면 재건축사업도 활기를 띠겠지만 환수제가 적용되면 소규모 재건축 단지는 타격을 받고 부동산 시장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