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제신문DB)

　불황에 복고가 통한다는 속설처럼 패션업계에도 장기불황 속 복고 스타일이 매출을 이끄는 주력 아이템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장년층에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상품으로, 젊은층에는 새로운 패션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패션업계가 디자인 추가 및 물량확대에 나서고 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봄 여성의류 매장은 꽃 프린트, 체크무늬 등 70·80년대 유행하던 디자인과 색상의 제품이 점령한 상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비지트 매장에는 복고풍의 꽃무늬가 원피스와 블라우스, 스커트 등 다양한 아이템에 적용되면서 전체 매출의 60~70%를 차지할 정도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 외에도 브랜드마다 부츠컷(일명 나팔바지) 데님바지와 데님재킷, 화사한 컬러의 쉬폰소재 블라우스와 티셔츠 등 톡톡 튀는 디자인과 색감의 제품을 잇따라 내놔 복고 스타일룩을 완성해보이고 있다.

　이런 복고 바람은 의류뿐만 아니라 운동화에도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2000년대 초반 유명가수가 무대에서 신고 나온 바퀴 달린 운동화 힐리스가 다시 유행하면서 아동신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힐리스를 수입·판매하는 토박스 매장은 입고와 동시에 일부 품목은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토박스 브랜드 매출 신장률은 1~3월 기준 전년 대비 234%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휠라 뉴발란스 등 운동화 매장에서는 80·90년대 유행하던 디자인으로 새롭게 출시한 테니스화, 배구화 등 '오리지널 라인'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달 매출이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했다. 구두에도 복고 트렌드가 다시 찾아왔다. 유행이 한참 지났다고 생각이 들던 통굽 구두들이 매장을 점령한 것. 단화부터 하이힐까지 넓은 바닥의 굽이 편안함은 물론 디자인의 차별성까지 더해져 킬힐을 밀어내고 매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여성패션 황경상 플로어장은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복고나 화려한 상품이 유행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유독 많은 상품들이 등장해 패션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관심 속에 최근 매출 기여도가 높아 고객 니즈에 맞는 상품을 추가 출시하는 한편 행사와 다양한 마케팅으로 고객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