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국적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부산항에서의 물동량 처리량이 41개월 만에 13만 개(6m짜리 컨테이너 기준)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진사태 이후 팽배해진 한국선사 기피 심리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18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지난달 부산항에서 13만6000여 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지난해 동기 대비 48.1% 늘었다. 수출입화물은 7만3000여 개, 환적화물은 5만7000여 개로 각각 지난해 동기보다 40.8%와 49.4% 증가했다.

현대상선은 월 단위로 부산항 처리물량이 13만 개를 넘어선 것은 2013년 10월(13만3859개) 이후 41개월 만이라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9월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 이후 물동량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까지는 월 8만~9만개 선에 머물다가 9월에 10만2000여 개로 늘었고 10월부터 12월까지 11만개 선으로 올랐다. 올들어서는 1월 12만4000여 개, 2월 12만3000여 개를 기록했다.

특히 좀처럼 늘지 않던 환적화물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달부터 본격 가동된 국적 근해선사인 흥아해운, 장금상선과의 컨소시엄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두 근해선사는 미주와 유럽 등지로 가는 베트남 등 동남아국가들의 화물을 부산항으로 실어와 현대상선 선박으로 수송할 수 있게 연계하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을 찾은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올해 부산항에서 150만 개의 물동량을 처리해 2013년 수준(156만8000개)을 회복할 것"이라고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흥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