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전엔 사장 선출 선거 때
- 유권자 수 오락가락했지만
- 수협조합장 5명으로 고정

- 주요 안건·예산 등 결정 때
- 운영위 아닌 이사회 거쳐야

국내 최대 연근해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 공동어시장(사진)이 정부의 현대화 사업 추진에 따라 최근 법인으로 전환됐다. 임의기관인 공동사업체에서 법인으로 바뀌면서 운영은 어떻게 달라질까.

1963년 문을 연 공동어시장은 부산시·대형선망·대형기선저인망·서남구기선저인망·경남정치망 수협이 20%씩 출자한 수협의 5명 조합장과 공동어시장 사장, 부산시 해양수산국장 등 총 7명의 운영위원이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주요 안건과 예산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법인이 된 후에는 운영위원회가 아닌 이사회의 심의와 총회를 거쳐야 주요 안건이 의결돼 확정된다.

이사회는 7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과거 운영위원 7명이 그대로 승계된다. 차이라면 시 해양수산국장이 사외이사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법인이 됨에 따라 총회에서는 공동어시장의 지분 20%를 각각 가진 5개 수협의 조합장 5명만 의결권을 가진다. 운영위원회가 이사회로 그대로 승계됐지만 지분 유무에 따라 사장과 시 해양수산국장의 역할이 제한된 셈이다.

달라지는 것이 또 있다. 공동어시장만의 독특한 풍경인 '오륙도선거'는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과거 공동어시장 사장 선거는 날씨에 따라 섬이 5개 또는 6개로 보이는 오륙도를 빗대 유권자 수가 5명 혹은 6명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로 '오륙도선거'라 불렸다.

과거에는 공동어시장 사장도 투표권이 있어 유권자 수는 총 6명이었다. 하지만 현직 사장이 재출마해 후보로 등록하면 투표권을 잃어 유권자 는 5개 수협 조합장이 됐다. 2008년 사장 선거 당시에는 7명의 후보가 출마해 후보자 수가 유권자 수보다 많은 웃지 못할 풍경도 연출했다.

법인으로 바뀐 지금의 공동어시장 대표이사 선출 땐 유권자 수는 5개 수협 조합장 5명으로 고정된다.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는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대표이사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어시장 지분을 가진 이사 5명의 3분의 2 이상의 찬성, 즉 4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공동어시장의 대표이사는 법인 전 사장과 마찬가지로 1회 연임할 수 있다. 현재 이주학 대표이사는 내년 8월 한 번 더 대표이사에 도전할 수 있다. 임기는 기존의 3년과 같다. 만일 수협 조합장이 대표이사에 출마할 경우 조합장을 그만두고 출마해야 한다. 이럴 경우 그 조합의 투표권은 사라지지 않고 조합장대행이 행사한다.

공동어시장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사외이사 수 증원 등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 법인이 추진하는 사업에 힘을 싣거나 견제 혹은 외부 의견을 전달하는 사외이사가 현재는 시 해양수산국장 1명이기 때문에 전문가인 사외이사를 더 늘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영수 부경대(해양수산경영학과) 교수는 "공동어시장이 현대화와 함께 추후 여러 독자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한 만큼 개방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며 "전문성을 가진 사외이사 제도 등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