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안가 건축물에 차양장치 도입
- 남항 일대 승용차 억제 등 제시
- "5년간 온실가스 360만t 감축"

부산에서 처음으로 수립되는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의 밑그림이 나왔다. 부산시는 10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녹색건축물 실태조사 및 조성계획 수립용역 최종보고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은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2014년 수립된 국토교통부 녹색건축물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부산시의 상황에 맞는 추진전략별 실천과제 등을 담게 된다. 이에 따라 시는 2016년 4월 현황파악과 과제 설정을 위해 부산과학기술대에 용역을 의뢰했다. 부산에서 녹색건축물 조성계획이 세워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적용된다.

보고서에는 2022년까지 온실가스 360만t 감축을 위해 4대 추진전략과 12가지 실행과제가 제시됐다. 추진전략은 ▷녹색건축기준 강화 ▷맞춤형 녹색건축 모델개발 ▷녹색건축 기반 생태도시 성장 ▷녹색건축기반 문화 조성 등이다.

과제별로 보면 우선 선샤이닝 프로젝트(햇빛 찾아주기 사업)와 자연 채광을 활용한 지하 공간 도시재생사업이 있다. 두 과제 모두 태양광을 활용한 사업으로, 자연채광을 그대로 지하 공간이나 그늘진 건물에서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온천천 지하 구간에 활용 중인데, 이를 지하 벙커 시설 등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축물별 소수력발전 프로젝트 도입도 제안됐다. 건축물 상하수도관을 이용한 발전 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제로에너지 빌딩 구현을 위한 한 방안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태양광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해안가 건축물에 부산형 건축물 차양장치를 도입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남항 주변에 위치한 영도구 남항동, 중구 자갈치시장, 서구 공동어시장 일대에 수변형 녹색도시(승용차 억제, 녹지축 형성 등)를 구현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녹색건축 기반문화 조성을 위해선 장기적으로 녹색건축센터를 건립하는 방안과 거버넌스를 통한 녹색건축 문화 홍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용역을 수행한 부산과기대 산학협력단 박민용 교수는 "부산은 2015년 녹색건축물 조성지원조례를 제정하기는 했으나 녹색건축 인증 건축물이 전국의 3.3% 수준에 그치는 등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세금 인센티브 지원, 용적률 완화 등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이달 중 건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성계획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