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재생 활성화 부합 지역
- 영도구·중구 모든 동 해당
- 해운대구는 지역 내 편차 커

- 17개동 노후 건축물 비율 90%
- 107개동 80% 넘어 심각한 수준
- 경사지·산지에 주거지 집중조성
- 경제성 떨어지자 낙후로 이어져

- 부산 먹여살린 신발 산업 등 쇠락
- 산업 전반 위축·인구감소로 직결

새 정부가 추진할 주요 사업으로서 도시재생을 위한 원도심 뉴딜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부산의 도시 쇠퇴 수준이 전국 최고라는 것은 분명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그만큼 손댈 곳이 많고 정부와 부산시가 할 일도 많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부산 내에서도 도시 쇠퇴 수준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같은 구 안에서도 차이가 크다. 이에 따라 동을 넘어선 소규모 단위 중심으로 세분화된 맞춤형 사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같은 지역에서도 천차만별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을 가르는 기준은 크게 인구 변화, 사업체 수 변동, 노후 건축물 비율이다. 인구사회 부문은 최근 30년간 인구가 가장 많았던 시기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거나 최근 5년간 3년 이상 연속으로 인구가 감소한 지역, 산업경제 부문은 최근 10년간 총사업체 수와 비교해 5% 이상 줄었거나 최근 5년간 3년 이상 연속으로 총사업체 수가 감소한 지역, 물리환경 부문은 20년 넘은 노후 건축물 비율이 50%를 넘는 지역이다.

이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활성화 지역 기준 부합 지역으로 분류된다. 부산의 경우 208개동 중 172개가 여기에 해당되며, 이 중 세 가지 항목 모두 기준을 넘어선 곳도 88곳이나 된다.

활성화 지역 기준에 부합하는 지역을 구별로 나누어보면 중구와 영도구는 모든 동이 해당되고, 서구 84.6%, 남구 94.1%, 부산진구는 90.4%가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장군은 한 곳도 없으며, 강서구 42.8%, 해운대구 61.1%, 수영구 70% 등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해운대구만 봐도 송정동과 좌1동은 해당되는 항목이 하나도 없지만 반여동, 반송동은 전체가 모두 기준을 넘어서는 등 지역별 차이가 컸다.

■ 모든 부문이 심각하다

세 부문 중 시각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후 건축물 비율이다. 208개동 중 17개동은 20년 넘은 건축물 비율이 90%를 넘어섰으며, 80%를 넘는 곳도 107개동이나 된다. 이 중 감천문화마을로 재탄생한 사하구 감천2동처럼 95%를 웃도는 노후 건축물 비율에도 재생에 성공한 곳이 있긴 하지만 상당수는 외형적인 쇠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시의 활력을 가늠할 사업체 수 변동도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세다. 부산의 208개동 중 98개동은 쇠퇴 기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적인 비율은 절반이 안 되지만 지역별 편중이 심하다. 기장군과 사상구는 대부분 동이 해당되지 않는 반면 북구 사하구는 절반 이상이 쇠퇴 기준에 해당됐다. 인구사회 부문의 경우 부산 전체 인구가 꾸준히 줄어드는 실정이라 기장군 정관읍 등 일부 신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20% 이상 크게 줄었다.

■ 부산 상황이 심각한 이유

이처럼 부산이 전국 시·도 중 쇠퇴 수준이 가장 심각하게 된 원인은 지형 구조와 역사의 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쟁 당시 전국의 피란민들이 부산으로 모여 정착했는데, 평지보다는 산이 많은 지형적인 특성상 자연스럽게 주거지 역시 언덕이나 구릉부에 조성됐다.

문제는 경사지나 지대가 높은 곳은 건물 신축은 물론이고 사회기반시설을 갖추는 데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따라서 고지대는 경제적인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는 결국 건축물과 기반 시설의 노후·낙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산업구조의 변화로 신발 등 과거 부산을 먹여살리던 2차산업이 지고 3차산업 시대로 넘어가면서 사업체 수나 인구수도 줄어드는 요인이 됐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부산학연구센터장은 "부산이 상대적으로 더욱 쇠퇴한 것은 전쟁과 산업화라는 역사적, 구조적 측면 때문인 만큼 이를 해결하는 데 국가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새 정부에서 추진하겠다는 뉴딜 정책을 부산형으로 만들려면 도시재생 패러다임을 주거지 일변도에서 전통시장이나 상업지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소규모, 공동체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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