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사카·괌·방콕 등 노선
- 예약률 60%로 8%P 올라
- 김해공항 출국자 5년새 배

직장인 정모(40) 씨는 올해 여름휴가를 6월에 간다. 성수기인 한여름에 가는 것보다 경비도 절감되고 인파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씨는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갈 계획이다. 직장 동료들도 덜 복잡한 6월을 선호한다. 7~8월에는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일하는 게 피서"라고 말했다. 부산 이전 공기업인 한국자산관리공사의 경우 6월 한 달간 임직원이 사용한 휴가 일수가 2015년 740일에서 지난해 870일로 17.5%나 늘었다.

여름 휴가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6월 주요 항공사의 예약률과 출국자가 매년 증가세다. 2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다음 달 김해공항을 출발하는 국제선 주요 노선 평균 예약률은 6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2%보다 8%포인트 올랐다.

괌 예약률이 59%에서 62.5%로 뛰었고 타이베이(58.2→63.8%) 방콕(56.5→60%) 오사카(46.8→57.9%)도 3.5~11.1%포인트 상승했다.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만 '사드 영향'으로 42%에서 26%로 줄었을 뿐 일본(35→40%)과 타이베이(36→45%) 동남아(58→65%) 노선 예약률이 전체적으로 높아졌다.

출국자 수를 봐도 6월 휴가자가 크게 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 부산본부에 따르면 2012년 6월 16만442명이던 출국자가 지난해 6월에는 31만1101명으로 5년 새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도 지난 5년간 6월 출국자는 연평균 12.5% 증가했다.

직장에서도 '6월 휴가'가 대세다. 공장 문을 닫고 여름휴가를 가는 제조업보다 공공기관이나 서비스업 직장인 가운데 6월 휴가자가 많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과거에는 7·8월에 여름 휴가가 집중됐기 때문에 6월부터 휴가사용 계획서를 돌려 중복을 막았다. 최근에는 연중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휴가를 떠나는 분위기가 강하다. 6월뿐 아니라 봄·가을에도 자유롭게 휴가를 즐기는 임직원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 최재민 과장도 "인사부에서 여름이 다가오면 휴가를 쓰라고 공지는 하지만 특별한 기간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다. 한여름에 휴가를 떠나는 사람은 대부분 아이 방학을 맞춰야 하는 아빠들"이라고 설명했다.

모두투어 만덕점 김정례 실장은 "여행사 입장에서도 6월이 비수기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최근에는 6월 여행 상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호텔이나 관광업계도 얼리 바캉스족을 겨냥한 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