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최소화 등 정책 변화 기대

- 국토부 개최 첫 민관협의체 회의
- 쟁점 안건 빼고 진전 없이 종료

부처 간 합의 지연으로 남해 EEZ에서의 바닷모래 채취 작업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문재인 정부에서 바닷모래 채취와 관련해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는 골채 채취 관련 첫 민관협의체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쟁점이 됐던 '해저 10m 채취 제한' 규정이 어업인들의 반발로 안건에서 제외돼 논의의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상견례 형식으로 진행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첫 회의인 만큼 이해 당사자가 불참해 파행을 빚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 안건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를 수용했다"면서 "다만 어떻게든 쟁점인 10m 채취 제한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진전 없이 끝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부처 간 조율이 지연되면서 수자원공사는 남해 EEZ 모래 채취 사업자 모집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새 정부에서 바닷모래 채취는 중단되거나 최소한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몇 차례 간담회를 통해 바닷모래 채취에 대해 우려를 표했고, 새 정부의 지역적 기반인 부산 여당의원들의 바닷모래 채취 중단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바닷모래 채취 중단 결의안을 주도했던 김영춘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은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입법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여야 의원 50여 명의 서명을 받아 바닷모래 채취 허가 권한을 해수부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최 의원은 이날 "부처 간 합의 지연이 계속되는 가운데 9월 정기국회 안에는 입법을 완료한다는 것이 목표"라면서 "새 정부에선 바닷모래 채취는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의 후폭풍으로 수공이 환경부 산하로 이관되는 것도 변수다. 그동안 바닷모래 골재채취단지 관리권자로 실무를 맡았던 수공은 해양 환경, 수산자원 멸실은 도외시하고 토건업계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만일 수공이 단지 관리권을 유지한다고 해도 환경부로 이관될 경우 해양환경 훼손 우려가 있는 허가를 강행하기는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해수부 산하 해양환경관리공단이 단지 관리권자로 추가됐지만 아직 수공으로부터 관리권을 넘겨받은 상태는 아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단지 관리자 지정은 채취 재개가 가시화되면 다시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