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높은 진입장벽도 걸림돌
- 신기술 앞세워 해외거래 눈 돌려

자동차 도어에 열처리 강판을 공급해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체 '참텍'. 이 업체는 올해 우즈베키스탄에 물량 공급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이란의 완성차 업체 A 사와 중국 B 사에 각각 월 100t 규모(1억8000만 원 상당)의 계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해외시장에서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정작 국내 완성차 업계의 외면을 받아 해외에서 인정받은 뒤 국내 시장을 역으로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24일 지역 상공계에 따르면 수출이 '반 토막'난 부산지역 자동차부품업계가 국내 완성차 시장 대신 해외 완성차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특히 신기술을 앞세워 새로이 등장한 창업기업들은 국내 완성차 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대신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해외시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텍 채흥태 대표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하며 제품을 개선하라는 등의 지시를 하기 일쑤였고, 실컷 조건을 맞추고 나면 실제 계약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해외시장 공략 후 국내 유턴 전략은 최근 자동차부품업계에 새로이 떠오르는 트렌드"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업계 역시 국내 완성차업계와의 거래하면서 동시에 해외로 눈을 돌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계약 중인 일부 업체도 자체적으로 해외 시장 수출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중국과 동남아시아는 물론, 중동 등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지역 업계가 중동 등 틈새시장을 포함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 까닭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극심한 수출난 때문이다. 4월 부산지역 자동차부품 수출 실적은 57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8.1%나 급감했다. 특히 국내 완성차업체의 현지 생산 공장이 있는 체코(-28.5%), 미국(-80.7%) 등으로의 수출이 감소해 국내 자동차부품이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산중소기업청 조종래 청장은 "현대자동차가 중국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어 자동차부품업계 전반적으로 수출이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국내 물량을 소화하는 대신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수출하는 업체가 있어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건태 기자 fastmk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