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한 뒤 항공사, 여행사 측에는 필리핀 노선 예약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연합뉴스

그런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필리핀 노선을 취소, 변경할 경우 '수수료'를 챙기며 빈축을 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서 필리핀 세부행 티켓을 끊은 40여성 A 씨는 "계엄령이 떨어진 점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했다. 그런데 항공사 측에서 '단순불만'으로 강주하고 수수료를 모두 내게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온라인 여행자 카페, 블로그 등에도 필리핀 여행을 가도 되는지 걱정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항공사가 수수료를 받는 것은 계엄령이 내려진 지역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 한정되고, 우리 외교부가 60일 간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구역이 민다나오의 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 두 곳뿐이라는 이유에서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당 지역에 대해 가급적 여행 취소 또는 연기를 하거나, 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미다.

민다나오의 잠보앙가, 술루 군도, 바실란, 타위타위 군도에는 전부터 여행금지 경보가, 민다나오 다른 지역은 여행금지에 준하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돼 있었다.

항공사 관계자는 "민다나오 지역은 전부터 계속 여행이 자제됐던 지역으로 계엄령이 내려졌다고 해서 필리핀 다른 지역까지 안전도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외교부의 추가 조치가 없는 한 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적 항공사들은 현재 인천에서 필리핀 북부지역 마닐라, 세부, 클라크 노선을 정상 운항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기존에도 외교부가 여행 자제(황색경보) 지역으로분류한 곳이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