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조기 대선 이후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지역을 규제하고자 칼을 빼들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주 부산과 서울 강남 등지를 대상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합동 부동산 투기 단속을 벌인다고 9일 밝혔다. 단속에 투입되는 인력 규모와 강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날 "다음 주 서울 일부 등 집값이 불안한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권 불법거래 등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 합동 단속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단속의 효과가 떨어지므로 대상 지역을 미리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지역에서는 부산이 가장 '핫한(과열된)' 곳이니 포함되지 않겠느냐"고 수도권과 함께 부산 등지를 타깃으로 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부동산 투기 단속은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단속으로, 최근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조짐을 보이자 8월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전 과열을 잡기 위한 긴급 처방 성격으로 해석된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도 지난 7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관계 부처들이 현장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단속은 국토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국세청, 금융결제원, 한국주택협회 등도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권 불법 거래를 비롯해 '떴다방' 등 임시중개시설물 설치, 다운계약 등 실거래가 허위신고 등을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정부는 현장 단속과 함께 부동산 다운계약을 잡아내기 위해 실거래가신고시스템을 통해 거래 내용도 면밀히 점검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 같은 단속이 투기성 떴다방 등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는 있겠으나 지속적인 진정 국면을 불러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구체적인 단속 세부 지침을 만들고 민간 합동단속반 등 인력 보강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송이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