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이 최근 3년간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보다 주로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성장 기조의 장기화와 대내외 리스크 탓에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25일 발표한 '주요 기업 현금흐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위 100대(2016년 매출액 기준) 기업(비금융 상장사)의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 규모는 2014년 116조 원에서 지난해 171조 원으로 47.4% 급증했다. 매출액은 2014년 1490조 원에서 2015년 1470조 원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532조 원을 기록하며 2013년(1500조 원) 이후 3년 만에 1500조 원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현금 유출 규모는 2013년 146조 원에서 2014년 121조8000억 원으로 16.6% 감소했다. 2015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21조9000억 원과 122조80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120조 원 초반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늘어난 현금을 투자보다는 차입금 상환 등 재무상황 개선에 활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00대 기업의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2014년까지 플러스(유입, 7조9000억 원)였으나 2015년부터 부채 상환으로 인해 유출(2015년 -16조1000억 원, 2016년 -33조5000억 원)로 반전됐다.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