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우리나라 여행수지가 2년여 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5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늘고 있지만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은 줄어든 영향이다.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파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5월 여행수지는 13억6000만 달러(약 1조50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있었던 2015년 7월(14억7000만 달러)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적자를 보였다.

지난 5월 출국자 수는 늘었지만 입국자 수는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5월 출국자 수는 200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5만7000명)보다 21.0% 증가했다. 반면 입국자 수는 97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149만3000명) 대비 34.5% 줄었다. 입국자 수가 100만 명에 못 미친 것은 2015년 7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5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4.1% 급감한 25만3000명에 그쳤다.

여행수지 적자는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6~8월 우리나라 출국자 수가 늘어나는 성수기에 접어든다는 점에서 우리 국민이 해외로 나가서 지출하는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5월 경상수지는 59억4000만 달러 흑자로 2012년 3월 이후 63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사상 최장 흑자 기록도 경신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