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특정사업부분을 독립적으로 분리하는 것을 '기업분할'이라 한다.

기업분할제도는 대부분 출자형식으로 이뤄지는 분사제도와 달리 회사의 특정사업부문을 독립적으로 분리하면서 자본과 부채까지 나누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IMF경제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을 쉽게 진행하기 위해 1998년 상법이 개정됨으로 본격적으로 허용되었다.

하지만 구조조정 외에 유망한 사업부나 모기업과는 사업 내용이 다른 사업부를 독립시켜 주력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M&A와 함께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기업분할은 회사를 매각 또는 인수합병(M&A)하기에 유리하다. 감자나 주식매수 부담이 없는 것도 경영진이나 대주주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분할은 주주총회의 결의로 결정되며, 이전 회사의 채무에 대해서는 분할된 회사들이 공동으로 부담하게 된다. 분사(기업 양수도)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지지만, 분사된 기업은 독립적인 주주권과 경영권을 갖는 점이 기업분할과 다르다.

기업분할을 하는 이유는 네 가지 정도를 들 수 있다.

회사를 주력사업과 비주력사업으로 나누어 주력사업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 기업분할을 하는 경우가 그 첫째 이유이다(주력사업/비주력사업).

두 번째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눌 때도 기업분할이 이뤄진다(지주회사/사업회사).

세 번째는 우회상장의 수단으로 인적분할이 활용되기도 한다. 비상장 기업이 상장기업을 합병한 후 다시 인적분할을 진행하면 인수 기업과 피인수 기업 모두 상장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을 위한 물적 분할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실적이 좋지 않은 사업부분을 분리해 자회사로 둔 뒤 매각하면 매각이 쉽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기업분할은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 분할로 나누어진다.

인적분할은 분할회사(기존회사)의 주주들이 일정 비율대로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고 나머지 주식은 일반투자자나 기관이 가지는 분할 방법을 말한다.

분할한 회사 중 기존 기업을 이어받는 기업은 변경 상장되고 새로 생긴 기업은 한국거래소의 심사를 거쳐 재상장하게 된다. 분할 후 회사의 지위는 기존 회사와 신설 회사가 수평적인 지위에 놓이게 된다.

반면 물적 분할은 회사를 둘로 나눈 뒤 기존회사가 새로 만들어진 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는 방식이다. 물적 분할 시 기존회사가 모회사가 되고 신설되는 회사는 자회사인 수직적 관계를 가지게 되는 셈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지주회사 설립과도 기업분할은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기업을 나눠 지주회사를 세울 경우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는 장점이 있고, 분할된 회사들은 각 사업의 전문성을 높일 수 있으며, 경영의 신속성과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어 기업 가치도 재평가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의 기업분할이 잦은 이유를 현 정부의 지주회사 설립 요건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의 오너들이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지주사의 마법'을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어 정치권에서 이를 재제하는 차원의 상법개정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적분할 전 자사주를 소각해야 된다는 조항과 인적분할 시 신주 배정도 금지하는 조항이 그것이다.

인적분할로 인한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의 분할과정의 '지주사의 마법'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인적분할에 따라 지주회사는 자사주 지분율에 해당하는 사업회사의 지분을 자동으로 확보하게 된다. 원래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으나 회사가 분할되면서 법인격이 달라졌기 때문에 의결권이 부활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주회사의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높아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기업들이 서둘러 지주회사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데 지주회사란 무엇이고 지주회사로 전환 시 장점은 무엇일까?

지주회사(Holding Company)는 지배회사 또는 모회사라고도 하며 종속회사, 즉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또는 지배가능 한도까지 매수하고 이를 자사의 주식으로 대위시켜 기업 활동에 의하지 않고 지배하는 회사이다. 쉽게 말해 자회사를 관리하는 회사이다.

지주회사는 경영 효율화에 도움을 주는 측면에서 가장 큰 장점이 있다.

기존의 방식에서 회사의 오너가 그룹을 지배하려고 하면 계열회사의 지분을 일정 규모 이상 보유하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본의 축적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주회사 체제 아래에서는 지주회사의 지분만 온전히 보유하고 있으면 그룹 전체의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경영활동에 큰 이점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지주회사의 장점은 수입배당금 불산입이다. 이는 배당에 대한 혜택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입배당금 불산입이란 법인세법상 타인으로부터 들여온 배당금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 제도를 말한다. 각 사업연도에 있어 내국법인으로부터 이익의 배당, 잉여금의 분배 등을 받은 경우에 그 이익배당 등의 금액을 익금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자회사들로부터 배당받은 주식의 돈은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지주회사의 설립과정에서 지주회사의 대주주인 경우에는 지분을 팔거나 현물출자를 하였을 때(현물출자라 함을 지분을 팔고 다른 기업을 살 때 투자하는 금액)그 과정에서 원래에는 양도차익을 내게 되어 있지만 지주회사 과정에서 현물출자는 무기한 세금을 이연해 주는 세금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지주회사로서의 장점은 세금혜택 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관점에서 기업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기업분할과 기업분할의 이유, 기업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전환, 그리고 지주회사의 장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기업분할이라는 공시는 투자대상 기업에 대한 상당히 큰 호재성 재료이자 이벤트이다. 그러나 기업분할이 회사를 단순 분할한다는 것 그 자체로는 기업가치가 변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의 실적이나 전망 등을 기업분할의 목적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것인지, 업종을 전문화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그리고 사업의 특성과 분할비율, 성장가능성이 이러한 기업분할과 관련하여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차호중 하이투자증권 동래지점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