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의 수장인 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脫)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일부 거론하며 공론화 작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제42회 대한상의 제주포럼’(19~22일)이 진행 중인 제주 신라호텔에서 2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정부의 원전 해체 기조와 관련해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대립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조금 더 공론화가 필요하다. (공론화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원전 사업자이기 때문에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기가 참 그렇다(곤란하다)”면서도 “국가의 안전이나 환경 문제가 강조되는 반면에 (원전 중단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발전소 건설 및 연료 수입에 따른 재원 문제, 무역 수지 및 전기요금 문제 등이 있는 만큼 (정부는) 이를 면밀히 따져보고 검토한 뒤 에너지 수급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현재 박 회장은 두산중공업을 최대주주로 둔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대표이사 회장직을 맡고 있다.

국내 주요 원전 업체인 두산중공업은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해당 원전에 대한 정부의 잠정 중단 결정으로 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을 맞았다. 두산중공업에 따르면 현재 이 업체의 신고리 5·6호기 건설 공정률은 30%에 달한다.

박 회장의 이날 발언은 ‘탈(脫)원전’ 정책과 관련해 갈등 양상을 보이는 찬반양론과 자사의 사업 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공론화가 빨리 이뤄져 열린 상태에서 대화하고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내년 최저임금(7530원) 인상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기본급 중심의 산정방식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앞으로는) 실질임금을 토대로 최저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또 새 정부가 역점 추진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기조에 대해서도 “원칙으로 말하면 기업의 인력운용 자율성은 존중돼야 한다”며 고용 탄력성이라는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