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매주 0.05~0.06%씩 올라
- 분양시장 활황·규제 학습효과
- 7월 셋째 주 서구 0.17% 급등

문재인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인 6·19 대책에도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이 한 달 새 0.2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 발표 직후 다소 약해졌던 상승세는 다시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분양 시장은 오히려 더 활황을 보이고 있어 한 달 만에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 19일 청약조정지역 규제 강화를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부산에서는 기존 청약조정지역 5구(해운대구 남구 수영구 연제구 동래구)에 더해 부산진구와 기장군이 추가로 청약조정지역에 포함됐으며 공공택지 분양이 시작된 기장군은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까지 더해졌다. 이달 들어서부터는 대출규모를 결정하는 기준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도 강화됐다.

이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상승 중이다. 2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26일 기준)부터 7월 셋째 주(17일 기준)까지 부산지역 아파트 가격은 매주 0.05~0.06%씩 올랐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주간 상승률이 0.15%를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일부 지역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전세가와는 달리 매매가는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대책 발표 이후 소폭 떨어지거나 제자리걸음을 하던 상승률이 7월 셋째 주 들어서는 다시 높아질 기미를 보이면서 대책 이전으로 원상복귀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각종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매매 가격이 여전히 오르는 배경에는 분양 시장 활황이 있다는 분석이다. 6·19 대책이 발표된 이후 부산지역 첫 분양 단지였던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가 평균 경쟁률 176 대 1을 기록한 것에 이어 수영구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는 청약자격이 제한되는 청약조정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평균경쟁률이 200 대 1을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불 붙은 분양 시장이 기존 아파트 가격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 달 새 2개 대단지가 분양 시장에 등장한 서구의 경우 올해 초만 해도 부산 평균 아파트 가격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지만 6월부터 앞서나가기 시작해 7월 셋째 주에는 0.17% 올라 16개 구·군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영구 역시 꺾이던 상승률이 이달 들어 반등했다.

이와 함께 ‘규제 학습효과’도 6·19 대책을 무력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동의대(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강정규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입주물량은 적은데 규제를 가하면 되레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을 학습한 투자자들이 이번에는 여전히 투자에 나서고 있고 이 같은 분위기는 부산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신규 분양, 오피스텔 등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곳은 되레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며, 신규 아파트가 분양되는 곳은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자극하면서 여전히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