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외부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목소리(본지 25일 자 1면 등 보도)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문재인 정부의 민간금융기관 인사 불개입 의지 및 금융 정책의 방향을 판단할 첫 시험대로 여겨져 정·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동 부산은행 본점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산은행지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상공회의소 등 지역 시민사회·경제단체 관계자들이 ‘낙하산 인사 저지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한국노총 산하 전국금융산업노조 부산은행지부,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부산상공회의소 등은 25일 오후 부산은행 본점에서 BNK금융지주 지주회장직 낙하산 인사 반대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은 “공공기관도 하지 않겠다는 낙하산 인사를 민간 금융회사에서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이번 선임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금융산업의 고질적인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판단할 중요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촛불의 힘으로 출범했음을 스스로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 아래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외부 낙하산 인사가 있다면 이는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BNK는 정치인들의 경력 관리를 위해 거쳐 가는 정거장이 아니다. 외부 낙하산을 지역민과 직원의 힘으로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기간 전국금융산업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은 ‘금융회사의 외부 낙하산 금지’를 정책협약 1호로 체결한 바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을 항의 방문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측은 “BNK 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 시민의 눈으로 정상화의 길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도 “부산은행은 부산 시민이 힘을 모아 키운 시민의 은행”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낙하산 인사는 없다고 말한 만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도 부산 시민의 뜻을 배신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BNK금융지주 회장 공모 마감시한은 26일 오후 5시까지다.

한편 이날 열린 부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에서는 신임 부산은행장을 내부 공모하기로 했다. 자격 요건은 부산은행 출신 전·현직 경영진이며, 공모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