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 이하 분양은 75% 가점제
- 무주택기간·부양가족 수로 차등
- 대출한도 줄어 자금력은 갖춰야
- 신혼부부 등은 특별공급이 유리

- 다주택자는 차익 적은 집 팔아야
- 임대사업자 등록 땐 인센티브

고강도 규제를 담은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반색하고 있다. 청약조정지역(조정대상지역)에선 무주택자의 청약 기회가 크게 확대되는 만큼 오히려 지금이 내 집 마련 적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청약통장을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무주택자는 이번 대책에 따라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번 대책이 다주택자를 포함한 투자자들의 청약 시장 진입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어 반대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기회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가점제 비율 향상이다. 청약조정지역(부산은 해운대·동래·남·수영·연제·부산진구·기장군)에서는 가점제 비율이 85㎡는 40%에서 75%로, 85㎡ 초과는 0%에서 30%로 높아졌다. 최근 청약조정지역 내 아파트 청약 가점제 커트라인은 50점대 중반(온천천 경동리인 2차)~60점대 후반(e편한세상 오션테라스)이었는데, 가점제 비율이 높아지면 커트라인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예비입주자 선정 시에도 가점제가 우선 적용된다.

특히 가점제로 인한 혜택은 무주택자 중에서도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더 크게 볼 것으로 보인다. 가점제 항목은 크게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으로 나뉘어지는데 젊은 층 보다는 결혼한 기간이 길수록 항목에 대한 가점을 높게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유주택자가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만큼 무주택자들의 청약 기회는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신혼부부 등 무주택 기간이나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길지 않은 20·30대 무주택자는 일반 가점제보다는 신혼부부나 다자녀 등 특별공급을 노리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무주택자라도 대출가능 금액은 따져봐야 한다. 이달부터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60%와 50%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일부 서민 실수요자는 이 기준이 각각 70%와 60%로 완화되지만 자격이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 원(생애 최초 구입자는 7000만 원) 이하, 주택가격 조정대상지역은 5억 원 이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투자자인 다주택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양도소득세를 10~20% 상향 조정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없애겠다고 밝히면서 셈법이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우선 청약조정지역 내에 2채 이상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차익이 적은 집부터 파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그래야 가장 차익이 많은 주택에 대해 비과세 혜택 등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청약조정지역과 비청약조정지역에 각각 주택을 여러 채 갖고 있다면 비청약조정지역 주택을 먼저 파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상근 세무사는 “기본적으로 차익이 적은 집부터 먼저 팔아야 향후 차익을 크게 거둔 집의 세금을 적게 물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보유한 세대가 모두 비청약조정지역에 있다면 기존과 동일하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소득세를 물어야 하지만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9월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주거복지 로드맵에는 임대주택 등록자에 대한 세제, 기금, 사회보험 등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예정이어서 조건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