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량 한정되면 가격 상승 전망
- 2019년까지 대규모 입주 줄이어
- 하향 안정세 지속될 가능성도

8·2 부동산 대책 이후 매매시장에서 거래 절벽이 현실화(본지 지난 16일 자 1면 보도)되면서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시장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산의 경우 올해 들어서부터 일부 지역의 전세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는 안정세를 보여왔으나 8·2 부동산 대책으로 변수가 많아지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모양새다.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부산의 전세가 상승률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해 들어 한 번도 매매가 상승률을 앞지른 적이 없다. 그만큼 호황기를 이어간 매매가에 비해 전세가는 안정세를 보여왔다는 의미다. 특히 전세가는 7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0.01%를 기록하면서 2013년 7월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역별로 보면 연제구는 입주물량 증가로 연초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해운대구 수영구 등 그동안 가파르게 오르던 지역을 중심으로 6월 이후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강도 규제를 담은 8·2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전세 시장에 미치는 변수가 많아졌다. 우선 내년 4월부터 적용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다. 양도세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들이 그동안 전·월세를 주던 아파트를 매매로 내놓을 경우 전체적인 전세 물량이 줄어들어 전세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가격 하락 국면에서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때는 추가 하락 기대감으로 전세를 선호해 전세 수요자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올해까지는 전세가도 매매가처럼 조정을 받겠으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하락 국면에서 대출 받아 무리해서 집을 사느니 더 지켜보자고 생각하는 세입자가 더 많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물량은 한정된다면 장기적으론 어느 정도 전세가가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늘어나는 입주물량은 전세가 하락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9243세대이며 내년엔 2만1513세대, 2019년엔 2만4253세대로 늘어난다. 특히 지역별로 입주폭탄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구의 경우 내년에만 70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며, 2019년엔 동래구에서만 5400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통상적으로 아파트 매매 거래가 안 되면 전세 역시 이동 수요가 줄어들어 전세가도 오르지 않는다”며 “부산은 그동안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많은 데다 입주물량 증가가 맞물리면서 상반기부터 전세시장이 주춤했는데 여기에 대책까지 발표돼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