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사내식당·백화점 식당가
- ‘안전한 계란’ 안내문 내걸거나
- 계란 반찬 당분간 메뉴서 빼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서 ‘살충제 계란’ 농가가 추가로 확인된 데 이어 엉터리 난각(계란 껍데기) 코드가 찍힌 계란이 나오고 식별번호 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감을 반영하듯 가정은 물론 직원식당, 백화점 식당가 등 식탁에서 계란이 사라지고, 마트에서도 계란 구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되면서 계란을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메가마트 동래점에서 한 소비자가 메추리알을 고르고 있다. 전민철 기자

18일 부산 남구 한국거래소 구내식당은 점심 메뉴인 비빔밥을 내놓으면서 평소 들어가던 계란 소보루를 뺐다. 지난 15일 살충제 계란 사태가 터지면서 이날까지 계란말이, 계란찜 등 계란이 들어간 메뉴는 모두 두부나 다른 반찬으로 대체했다. 식당 관계자는 “정부 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을 납품받고 있지만 직원들이 꺼릴 수 있어 메뉴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곳을 이용하는 직원은 하루 340명 정도로 한 달에 계란 3000개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백화점 식당가에서도 계란을 사용하는 메뉴의 판매 재개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식당가는 지난 15일 이후 계란을 사용하는 메뉴를 전면 판매 중단했다가 적합판정 증명서를 받은 업체만 사용하도록 조처했다. 이날까지 대부분 업체가 적합판정 계란을 납품받고 있지만 20%가량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고객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계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에도 ‘계란을 사용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영업하는 식당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16일부터 계란 판매를 재개한 대형마트에서도 계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감지됐다. 지역의 한 대형마트 지점의 경우 계란 판매가 전보다 4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환불 문의도 하루에 10건, 많게는 20건 정도가 들어오고 있다. 이 매장 농축산 판매 담당자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납품업체 검사 결과를 알렸음에도 안전성을 문의하는 고객이 많다”며 “계란 대신 메추리알을 집어 드는 손님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계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계란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들도 인터넷 맘카페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계란이 빠진 식탁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거나 다른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공유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계란 대신 메추리알과 두부가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고, 강황가루나 치자가루 등은 계란의 색을 대신 낼 수 있다며 권하고 있다. 빵을 만들 때 전분, 타피오카 가루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