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 4명 이상 표 받아야 선정

- 오늘 부산은행노조·시민단체
- 낙하산 인사반대 기자회견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운명의 날이 밝았다. 애초 지난 17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최종 후보 선정이 한 차례 연기된 만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부자냐, 외부자냐를 두고 뜨거운 격론을 다시 벌일 전망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지주 최고위급 인사인 까닭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팽팽한 접전… 제3의 장소서 선정

20일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 따르면 21일 오후 7시 박재경 BNK금융지주 회장 직무대행, 정민주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등 3명의 압축 후보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면접 결과를 놓고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한다. 그동안 회의는 남구 문현동 BNK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렸지만, 이날 회의는 제3의 장소에서 개최한다.

지난 17일 열린 임추위에서 임추위원 6명은 내부 출신 후보 1명과 외부 출신자 1명을 두고 3대 3으로 입장이 팽팽하게 갈리면서 결국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려면 6명의 임추위원 중 과반수인 4명 이상으로부터 표를 받아야 한다.

새 수장이 들어설 BNK금융지주에는 산적한 과제도 많다. 우선 오랫동안 지역경제의 ‘혈맥’ 역할을 해온 만큼 조직 재건 작업을 서둘러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주력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투 뱅크 원 프로세스’ 관련 작업은 물론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에 따른 변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조직 정비 유리 vs 높은 개혁 기대

경우의 수는 두 가지다. 조직 내부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 내부 결속을 다지는 등 조직 추스르기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내부 출신인 만큼 곧 선출될 부산은행장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하지만 전임 두 명의 회장이 모두 법적 처벌을 받을지도 모르는 등 불명예를 씻어내고 적폐 청산은 물론 내부 개혁을 제대로 이뤄낼 수 있을지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아래로부터의 내부 개혁 목소리가 작고, ‘갈라파고스’처럼 외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을 자초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외부자가 선정된다면 제삼자의 입장에서 일대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8개 계열사를 거느린 금융그룹인 BNK금융지주가 지역의 한계를 넘어 5대 금융지주에 걸맞은 전국적인 규모의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 정치권의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외부자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면 조직 내부와 지역사회의 후폭풍도 예상된다.

BNK금융지주의 최대 계열사인 부산은행 노동조합을 비롯해 부산지역 시민단체 등은 21일 오전 부산은행 본점 1층 로비에서 BNK 낙하산 인사 반대 공동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