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정 규모 땐 인터넷 청약 의무화
- 가격 하락·거래 절벽 이어질 듯

아파트와 함께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던 오피스텔 시장이 올해 말부터 냉각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연말부터 청약조정지역(조정대상지역) 내 분양 물량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거주자 우선 분양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경환 국민의당 의원은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축물 분양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지역 7개구(해운대 수영 남 부산진 동래 연제 기장)는 법 개정 이후 분양 신고를 하는 단지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지 않는다. 또 오피스텔 물량의 20%를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분양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 오피스텔의 경우 인터넷 청약을 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세부사항을 시행령에 위임했다. 부칙에서 이 법의 시행일을 법 공포 후 3개월이 지난 날로 명시한 만큼 9월 정기국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시행령 개정을 거쳐 올해 말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그동안 오피스텔, 그중에서도 ‘아파텔’로 불리는 주거형 오피스텔은 청약 통장 보유와 무관하게 누구나 분양받을 수 있는 데다 역세권 등 뛰어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고, 투자금액도 적어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끌어왔다. 주거형 오피스텔의 경우 통상 규모가 아파트에 비해 작지만 최근에는 커뮤니티 시설까지 갖춘 대단지도 등장하면서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특히 아파트와 거의 유사한 형태임에도 대출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풍선효과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12월 중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오피스텔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 전망이다. 청약조정지역 내 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전매기한이 1년6개월~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지역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오피스텔은 연말부터 일괄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게 되면서 오히려 아파트 보다 더 강한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청약이 의무화되면 경쟁률 제고를 위한 ‘줄 세우기’도 불가능해져 시각적인 과열 양상도 잦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의대(부동산금융·자산경영학과) 강정규 교수는 “오피스텔은 그동안 틈새시장이자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인기를 끌어왔는데 규제가 적용되면 이 같은 지위를 모두 잃게 돼 가격하락이나 거래절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아파트에 비해 소형 비중이 높고 가격도 낮았던 오피스텔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3~4년 후 공급부족으로 되레 전세난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적정 수준의 공급은 유지될 수 있도록 지역별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