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선 과정 불거진 갈등 봉합하며
- 동시에 혁신 이루는 능력 보이고
- 변화하는 금융환경 적극 대응
- 글로벌 금융사 도약 기회 잡아야

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추천한 김지완 제3대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최종 후보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신임 회장으로 선임돼 정식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취임 초 풀어야 할 과제가 적잖다. 이들 과제는 개혁 의지, 소통의 친화력, 미래 경쟁력 등을 갖췄을 때 실현될 수 있다.

재계·금융계를 비롯한 지역사회는 김 후보자가 공식적인 선임 절차를 마친 후 해결할 첫 번째 과제로 조직 안팎에서 불거진 불협화음과 갈등을 조기에 불식시켜야 한다는 점을 꼽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 시달렸고, 여전히 김 후보자 추천에 대한 내부 반발이 강하게 남아 있는 만큼 얼마나 신속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첫 외부 출신 BNK금융지주 회장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이른 시일 안에 조직 정비를 마치고 적폐 청산과 내부 개혁을 단행해 그동안의 우려를 씻어내고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임추위 심사 과정에서 경쟁했던 박재경 지주 사장 후보자를 비롯한 BNK의 중추 임원 및 직원들과 화학적 결합을 조기에 이뤄내는 것도 중요하다. ‘점령군’이라는 멍에를 쓰지 않으면서도 혁신을 이뤄내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국내 5대 금융그룹이자 8개 계열사를 거느린 BNK금융지주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국적인 규모의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을 맞고 있어 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를 위해서는 그룹 컨트롤타워인 BNK금융지주의 역할을 강화해 수익 중심의 내실 경영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고 그룹 핵심 사업의 계열사 간 매트릭스 체계를 더욱 공고히 만들어야 한다.

그룹의 최대 계열사이자 지역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 온 부산은행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백 년을 준비하는 중요한 해라는 점에서 김 후보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투 뱅크 원 프로세스’ 관련 작업에 속도를 낼지도 관심사다. BNK금융그룹은 2014년 10월 경남은행 자회사 편입 이후 양행 본부조직 통일 등 그룹 협업 체계를 구축해 투 뱅크 체제의 효율적 운영 및 시너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따른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해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BNK부산은행은 롯데그룹과 손잡고 지난해 3월 말 국내 최초로 금융과 유통이 결합된 신개념 모바일은행인 ‘썸뱅크’를 선보였다. BNK금융그룹은 썸뱅크를 미래 핵심 채널로 성장시켜 차별화된 금융 플랫폼으로 만들 계획이다.

부산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후보자가 지역 출신이긴 하지만 서울 금융권에서 주로 활동한 데 대한 지역 기업인의 우려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라도 지역 중소기업 지원에 힘써 BNK가 지역경제 ‘혈맥’이라는 점을 확실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