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가 결정된 지난해 7월 이후 1년2개월간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0조 원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과 유통 등 대표적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사(보통주 기준)의 시총은 지난 8일 종가 기준 44조8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사드 배치 발표가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해 7월 7일(61조8302억 원)보다 17조7412억 원(28.7%)이나 줄어든 것이다.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상장 계열사 11곳도 시총이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현지 판매량이 급감하거나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사태를 겪고 있다. 이들 11개사의 시총은 지난해 7월 7일 98조3884억 원에서 지난 8일 93조1549억 원으로 5조2335억 원(5.3%) 줄었다. 현대건설과 현대로템 등 중국 내 차량 판매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상장사들의 시총을 제외하더라도 이 기간 중국 소비 관련주와 현대차그룹을 합친 사드 피해 관련주들의 시총 감소액은 20조 원을 넘는다.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년2개월간 중국 소비 관련주 10개사 중 CJ E&M을 제외한 9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하락률이 39.3%로 가장 컸다. 화장품 업체인 코스맥스(-34.7%)와 한류문화 관련주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33.9%), CJ CGV(-32.6%)도 30% 넘게 곤두박질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974.08에서 2343.72로 18.8% 상승했다. 이석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