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주 회장·은행장직 첫 분리
- 시너지 창출·조직 안정 과제
- IT센터 미음산단 이전 주도
- “고객에 진심으로 다가가겠다”

2011년 BNK금융지주 출범 이후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이 처음으로 분리된 가운데 빈대인(사진) 부산은행장이 공식 선임됐다. 임기는 2년6개월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등 빠르게 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부산은행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첫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특히 비록 지주 회장과 부산은행장이 분리되긴 했지만 그룹 내에서 자산 규모로 부산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절대적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신임 빈 행장이 첫 외부 출신 지주 회장과의 원활한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이뤄낼지도 지역 재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12일 오후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빈대인 은행장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4월 중순 성세환 전 지주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구속 이후 약 5개월 동안 지속된 경영공백 상태는 마무리됐다. 빈 행장은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 광안동지점에서 행원 근무를 시작한 후 본점과 영업점에서 다양한 업무를 담당했다. 최근에는 미래채널본부장을 맡아 모바일 뱅킹 서비스인 ‘썸뱅크’를 출시하는 등 부산은행의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이끌어 왔다. 또 지난 4월부터 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아 합리적이고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신임 빈 행장은 이날 “어려운 시기여서 어깨가 무겁지만 반세기 동안 부산은행을 신뢰해준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가는 은행장이 되겠다”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조직을 안정시키고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수렴된 다양한 의견을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경영계획을 밝혔다.

빈 행장이 진행해온 디지털금융 환경변화에 따른 체질 개선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부산은행은 부산 강서구 클라우드센터 지구(미음산업단지) 내 ‘BNK금융그룹 IT센터’로의 전산 이전 작업을 오는 11월 19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인데, 미래 디지털금융환경 급변에 대응하기 위한 하드웨어적 기반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

한편 지역 금융권에서는 BNK금융지주가 1인 권한 집중에 따른 전횡 방지와 CEO 사고 리스크 예방 차원에서 지주 회장과 행장직을 분리한 것은 최근 대형 금융지주사들의 추세와도 궤를 같이하는 것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도 있다는 의견도 많다. 한 금융권 인사는 “빈 행장이 역량을 발휘해 조직 안정과 수익 극대화, 지역 사회 기여도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경우 수년 후 유력한 차기 지주 회장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면서도 “그 반대이거나 혹시라도 특혜성 불법 또는 편법 대출 등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다면 차기에도 BNK 내부 출신 지주 회장 선출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과 같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